왕의 그 여자 / 에스더

  오정방
  

  
바사왕 아하수에로의 전대미문의 대연회가
국위를 자랑하려 무려 6개월 이상 계속될 때
왕후 와스디는 왕의王意를 저버려 폐위 되매
왕의 시신侍臣들이 아하수에로 왕을 위하여
전국에서 아리따운 처녀들을 찾게되니
모르드개의 조카딸 에스더가 거기 있었더라

왕에게 나아가기 전에 몰약과 향품으로
열 두달 동안 몸을 정결케 한 수많은 처녀들 중
왕이 에스더를 모든 여자들보다 더 사랑하여
면류관을 씌우니 와스디를 대신해 왕후가 되고
왕이 그를 위해 큰 향응을 베풀어 반기었으나
미리 고하지 않았으므로 유대인인줄은 몰랐더라

아하수에로 왕이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의 지위를
모든 신하들보다 더 위에 두니 저가 교만해진지라
왕의 모든 신복들이 저의 앞에 꿇어 절하였으나
유대인인 모르드개는 이를 옳게 여기지 아니하니
하만이 유대인을 멸절하려는 계교를 꾸민 나머지
왕의 허락까지 받아 마침내 시행하기에 이르니라

왕의 조명詔命이 각 도에 이르매 에스더도 듣고
심히 근심하며 민족을 위해 때가 이른줄 알고
왕의 부름을 받지 않고 안뜰에 들어갈 수 없는
지엄한 규례를 어기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부름없이도 왕에게 나아가리라 결심할 때에
모든 유대인들은 밤낮 삼 일간 식음을 전폐하니라

왕이 왕후 에스더가 뜰에 선 것을 본즉 사랑스러워
소원을 말하면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는 말에
에스더가 왕께 잔치를 베풀고 하만도 부르게하니
그 자리에서 내 생명과 내 민족을 달라고 소청하고
유대인을 멸절하려는 원수는 바로 하만이라 고해
모르드개를 달고자 한 나무에 하만을 달리게 하니라


                                   <2006. 1. 30>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인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