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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2 06:46

어느 서예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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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서예가로부터…

  오정방
  

  
서예가 류기자 여사로부터 이멜이 오기를 나의 시 가운데 53~62자가
되는 시가 있으면 찾아봐 달라는 것이다. 전시회에 출품할 작품을 물색
중이라는 것인데 마땅한 것을 고르기도 힘들지만 글자 수까지 제한되어
있으니 좀 난감했다. 작품이 어디에 출품될지는 자세히 묻지 않았지만
완성이 되면 액자나 표구해서 어디엔가, 누구에겐가 보관이 될터인데
하면서 그럴듯한 근사한 시가 얼른 생각나지 않아 ‘그리움’이란 작품을
보냈다.
글자수를 세어보니 원하는 자수에 엇비슷해서 1 또는 2연 중 하나를
택하여 사용하도록 일렀다. 며칠 뒤에 가타부타 얘기도 없이 80자가
되는 시는 없느냐는 것이다. 또 작품을 골라보는데 딱 80자가 되는 시
1편이 있었다. 그것은 아래의 시 ‘바람이 부는 까닭은’이었다. 이 시는
작곡가 백경환 님에 의해 수년 전에 작곡되어 엘에이에서 가곡으로
발표된 것인데 나중에 류여사 한테서 연락이 오기를 두 편 모두 써보겠
노라고 했다. 아무튼 출품해서 입선이 되기를 바라고 어디, 어느 곳에
게시되어 있던지 간에 작시 당시의 작자 마음이 읽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잘 전달이 되어진다면 참으로 다행이겠다.

< 2009. 3. 17>
...............................................


  그리움/오정방

쌓이는 것은
낙엽뿐이 아닙니다
세찬 바람은
저를 몰아 날릴 수가 있지만
머리 속에 문신처럼 새겨진
그리움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쌓이는 것은
눈송이만이 아닙니다
따가운 햇살은
저를 녹여 없앨 수가 있지만
가슴 속에 비문처럼 패어진
그리움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

   바람이 부는 까닭은/오정방

                                                                                    
이렇게 바람이 부는 까닭은
씨앗을 가볍게 날려
그대의 비워둔 앞 뜨락에
꽃 한줌 피어내고자 함이다

이렇게 바람이 부는 까닭은
구름을 사뿐히 옮겨
그대의 따가운 머리 위에
그늘을 드리우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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