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첼리스트
- 어느 크리스마스 리사이틀을 보면서
오정방
미국나이로 이제 다섯살 짜리 손자녀석
짙푸른 싱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제 키보다 더 큰 첼로를 힘겹게 들고서
다른 형들과 함께 단상으로 올라간다
넓직한 보면대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도 않는데
눈 앞에 있는 악보를 보면서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현을 뜯고
활을 쥔 오른 팔을 위 아래로 움직여
한 곡의 노래를 거뜬히 협연해 내다니
기특하고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특별히 천재적인 소질이 있지도 않은데
첼로와 바이올린을 하는 누나들 틈에서
결코 뒤질 수 없다는 결심이 있는걸까
학원에는 1주일에 한 번,
그것도 1시간을 못채우는 연습인데
꾸준한 복습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귀여웁고 듬직하고 사랑스럽다
<2010. 12. 17>
....................................
손녀 찬미(Rachel, 9)/피아노, 첼로
손녀 은미(Grace, 7)/바이올린
손자 선식(David, 5)/첼로
-
기다림에 대하여
-
기심己心
-
기억 속의 가을운동회
-
기차역사 주변엔 왜 코스모스가 많은가?
-
깊어가는 가을
-
꼬마 첼리스트
-
꽁치
-
꽃길
-
꽃망울 터지는 소리
-
꽃보다 눈
-
꿈속의 독도에는
-
꿈처럼, 바람처럼
-
나, 독도의 소망
-
나는 여전히 비가 싫지 않다
-
나무가지를 보면 바람이 보인다
-
나무는
-
나비야, 나비야 살살 달아 나거라
-
나의 망팔望八
-
나이는 나이다
-
낙엽을 쓸어내버린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