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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자란 나무 함부로 옮기는게 아니다
오정방



뒷뜰에서 활개치며 곧잘 자라고 있던,
때에 맞춰 꽃도 잘 피우던 오레곤 트리
지나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우리 집 정원이 좀 근사하게 보이도록
앞마당에 옮겨 심은지가 수 년이 지났다

처음 한 두해는 아직 자리를 못 잡았군,
멀지 않아 뿌리를 제대로 내리겠지,
보란듯이 아름다운 꽃이 활짝필게야
그것은 어리석은 내 생각이었을뿐
해를 거듭하였는데 마음같지는 않았다

애초부터 땅을 좀 깊고 넓게 팔 것을,
제 때에 수분도 충분히 공급해 줄 것을,
꽃이 필 때마다 실하지 못한 것을 보고
조금씩 조금씩 후회도 되었지만
다시 원래자리로 옮기기엔 너무 늦었다

다 자란 나무 함부로 옮겨심는게 아니다
말은 못해도 나무에겐 큰 충격인데다
아픔이요 고통이 아닐수 없었을 것이요
생각이 짧았고 나무에 지식이 약했으니
이것은 전적으로 내 욕심이요 실수였다

한 여름 땡볕가뭄에 얼마나 목이 탔을까
매일 출입할 때마다 손을 내미는듯
잎사귀만 보아도 목마름이 감지되기에
다른 튼실한 나무 뒤로하고  이 나무에
특별한 애정을 쏟으며 속죄하고 있다

<2012. 10. 12>
…………………………………………..
*오레곤주 포틀랜드에는 오늘 해갈이 좀 될만큼
가뭄 끝에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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