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첼리스트
- 어느 크리스마스 리사이틀을 보면서
오정방
미국나이로 이제 다섯살 짜리 손자녀석
짙푸른 싱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제 키보다 더 큰 첼로를 힘겹게 들고서
다른 형들과 함께 단상으로 올라간다
넓직한 보면대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도 않는데
눈 앞에 있는 악보를 보면서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현을 뜯고
활을 쥔 오른 팔을 위 아래로 움직여
한 곡의 노래를 거뜬히 협연해 내다니
기특하고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특별히 천재적인 소질이 있지도 않은데
첼로와 바이올린을 하는 누나들 틈에서
결코 뒤질 수 없다는 결심이 있는걸까
학원에는 1주일에 한 번,
그것도 1시간을 못채우는 연습인데
꾸준한 복습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귀여웁고 듬직하고 사랑스럽다
<2010. 12. 17>
....................................
손녀 찬미(Rachel, 9)/피아노, 첼로
손녀 은미(Grace, 7)/바이올린
손자 선식(David, 5)/첼로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84 | 현대시 | 춘우야곡春雨夜曲 | 오정방 | 2015.08.17 | 62 |
283 | 현대시 | 바람도 맛이 있다 | 오정방 | 2015.08.29 | 62 |
» | 현대시 | 꼬마 첼리스트 | 오정방 | 2015.09.16 | 62 |
281 | 현대시 | 소나무여, 미안하다 | 오정방 | 2015.08.25 | 63 |
280 | 현대시 | 시인의 병실 | 오정방 | 2015.09.16 | 63 |
279 | 현대시 | 다뉴브 강의 추억 | 오정방 | 2015.09.24 | 63 |
278 | 현대시 | 일본아, 독도를 욕되게 마라 | 오정방 | 2015.08.17 | 64 |
277 | 현대시 | 그리워 한 죄밖에 | 오정방 | 2015.09.10 | 64 |
276 | 현대시 | 읽을 수 없는 e-mail | 오정방 | 2015.09.10 | 64 |
275 | 현대시 | 골무 | 오정방 | 2015.09.12 | 64 |
274 | 현대시 | 태평양을 바라보며 | 오정방 | 2015.09.01 | 65 |
273 | 현대시 | 독도 치욕의 날에 | 오정방 | 2015.08.17 | 65 |
272 | 현대시 | 바람의 집은 숲이다 | 오정방 | 2015.08.29 | 65 |
271 | 현대시 | 산울림 | 오정방 | 2015.08.13 | 66 |
270 | 현대시 | 시간을 붙들어매고 싶었다 | 오정방 | 2015.08.13 | 66 |
269 | 현대시 | 이럴 땐 큰 박수를! | 오정방 | 2015.08.13 | 66 |
268 | 현대시 |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면 | 오정방 | 2015.09.01 | 67 |
267 | 현대시 | 낙엽이 깔린 길 | 오정방 | 2015.08.13 | 67 |
266 | 현대시 | 바람에게 물어봐 | 오정방 | 2015.08.18 | 67 |
265 | 현대시 | 만소장滿笑莊의 가을 밤 | 오정방 | 2015.09.14 | 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