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은 아직 오시지 않고
오정방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면 동심으로 돌아가
얼굴을 하늘로 쳐들고
눈꽃들을 맞아보며
눈뭉치를 주물러
힘껏 눈팔매도 쳐보고
눈가루를 굴려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그 어느 해 몹시 추웠던 겨울산행
설악산 한 모퉁이를 돌다가 만난
그 찬란하게 핀 설화雪花아래서
넋을 잃고 함께 쳐다봤던 산친구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순진무구한 모습들 떠올려 보고도 싶었는데
눈 대신 얼음비 쏟아져 내려 발을 묶어두니
홍역처럼 찾아온 영하의 겨울한파,
자연의 무쌍한 조화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임을 새삼 깨달으며
창문을 통해 이렇게 빈하늘만 쳐다보누나
<2005. 1. 15>
*오늘 포틀랜드에는 새벽부터 Freezing rain 이
내려서 로면이 얼어붙는 바람에 꼼짝 못하고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공항도 폐쇄되고.
현대시
2015.08.17 11:36
첫눈은 아직 오시지 않고
조회 수 10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84 | 현대시 | 등산 중에 | 오정방 | 2015.08.18 | 70 |
283 | 현대시 | 등산로중登山路中 | 오정방 | 2015.09.01 | 23 |
282 | 현대시 | 등산화를 손질하며 | 오정방 | 2015.08.18 | 174 |
281 | 현대시 | 딸기를 따면서 | 오정방 | 2015.09.01 | 41 |
280 | 현대시 | 또 하나의 고개를 넘다 | 오정방 | 2015.08.25 | 89 |
279 | 현대시 | 똑같은 시는 두 번 쓰여지지 않는다 | 오정방 | 2015.08.27 | 70 |
278 | 현대시 | 마음을 주었다가 혹 돌려받지 못한다해도 | 오정방 | 2015.08.13 | 29 |
277 | 현대시 | 마음의 불 | 오정방 | 2015.09.10 | 71 |
276 | 현대시 | 마중물 | 오정방 | 2015.09.01 | 129 |
275 | 현대시 | 만소장滿笑莊의 가을 밤 | 오정방 | 2015.09.14 | 67 |
274 | 현대시 | 만일 | 오정방 | 2015.08.18 | 34 |
273 | 현대시 | 맑고 푸른 하늘에 | 오정방 | 2015.08.17 | 106 |
272 | 현대시 | 매생이 칼국수 1 | 오정방 | 2015.09.25 | 186 |
271 | 현대시 | 먹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 | 오정방 | 2015.08.29 | 22 |
270 | 현대시 | 명처방名處方 | 오정방 | 2015.09.12 | 15 |
269 | 현대시 | 목련은 어찌하여 꽃부터 피는가? | 오정방 | 2015.09.01 | 115 |
268 | 현대시 | 묘혈墓穴을 스스로 파는 일본의 독도역사逆史 | 오정방 | 2015.08.18 | 107 |
267 | 현대시 | 무더운 2006년 입추立秋 | 오정방 | 2015.08.27 | 54 |
266 | 현대시 | 무등산 수박 | 오정방 | 2015.09.10 | 149 |
265 | 현대시 | 무심無心하여 | 오정방 | 2015.08.29 | 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