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은 아직 오시지 않고
오정방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면 동심으로 돌아가
얼굴을 하늘로 쳐들고
눈꽃들을 맞아보며
눈뭉치를 주물러
힘껏 눈팔매도 쳐보고
눈가루를 굴려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그 어느 해 몹시 추웠던 겨울산행
설악산 한 모퉁이를 돌다가 만난
그 찬란하게 핀 설화雪花아래서
넋을 잃고 함께 쳐다봤던 산친구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순진무구한 모습들 떠올려 보고도 싶었는데
눈 대신 얼음비 쏟아져 내려 발을 묶어두니
홍역처럼 찾아온 영하의 겨울한파,
자연의 무쌍한 조화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임을 새삼 깨달으며
창문을 통해 이렇게 빈하늘만 쳐다보누나
<2005. 1. 15>
*오늘 포틀랜드에는 새벽부터 Freezing rain 이
내려서 로면이 얼어붙는 바람에 꼼짝 못하고
모든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공항도 폐쇄되고.
현대시
2015.08.17 11:36
첫눈은 아직 오시지 않고
조회 수 10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4 | 현대시 | 캠프 파이어 | 오정방 | 2015.09.08 | 29 |
403 | 현대시 | 카나다의 반달 | 오정방 | 2015.08.12 | 92 |
402 | 현대시 | 칭구 | 오정방 | 2015.09.24 | 33 |
401 | 현대시 | 칠흑바다 | 오정방 | 2015.09.01 | 24 |
400 | 현대시 | 칠면조 | 오정방 | 2015.08.13 | 57 |
399 | 현대시 | 친구야, 마침내 독도에 이르거든… | 오정방 | 2015.09.24 | 42 |
398 | 현대시 | 친구란 버림의 대상이 아니다 | 오정방 | 2015.09.25 | 144 |
397 | 현대시 | 충주에 갈 일이 있거들랑 | 오정방 | 2015.08.29 | 208 |
396 | 현대시 | 춤추는 코스모스 | 오정방 | 2015.08.29 | 75 |
395 | 현대시 | 춘천 막국수 | 오정방 | 2015.08.29 | 240 |
394 | 현대시 | 춘우야곡春雨夜曲 | 오정방 | 2015.08.17 | 62 |
393 | 현대시 | 축도의 노래 | 오정방 | 2015.09.10 | 48 |
392 | 현대시 | 추운 겨울이 보인다 | 오정방 | 2015.08.25 | 49 |
391 | 현대시 | 총 대신 붓을 들고 독도로 간다 | 오정방 | 2015.08.17 | 83 |
390 | 현대시 | 체육인 7박송七朴頌 | 오정방 | 2015.09.10 | 76 |
389 | 현대시 | 청춘에 대하여... | 오정방 | 2015.09.16 | 71 |
388 | 현대시 | 첫눈이 오시려나 보다 | 오정방 | 2015.08.17 | 59 |
» | 현대시 | 첫눈은 아직 오시지 않고 | 오정방 | 2015.08.17 | 103 |
386 | 현대시 | 착지를 위하여 | 오정방 | 2015.08.18 | 36 |
385 | 현대시 | 차라리 한 줄기 바람이었다고 생각하거라 | 오정방 | 2015.09.24 | 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