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오후
오정방
아예 작정하고 시간을 쪼개서
정원에 매달린 보람이 있었다
사흘간 통틀어 열 시간이나
앞 뒤 정원과 짬짬이 씨름했다
깎아 주고 짤라 주고 쳐주고,
베어 내고 뽑아 내고 솎아 냈다
한결 시원하고 넓어보이는 후원에
탐스럽게 핀 7월의 수국이 활짝 웃고
바람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잠잠하나
여름햇살은 뜨겁게 쏟아지는데
어디서 날아 온 나비 떼가 너울 너울,
종달새도 두어 마리 날아와 쫑알 쫑알,
다람쥐도 한 마리 달려와 재롱을 부린다
땀방울을 모두 씻어 내고
잘 익은 수박조각으로
아내와 더불어 갈증을 풀어보는
한가로운 공휴일 오후,
지금은 나 아무것도 부러울게 없다
<2005. 7. 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4 | 현대시 | 아침 달 | 오정방 | 2015.09.10 | 43 |
163 | 현대시 | 아침바다 | 오정방 | 2023.08.24 | 67 |
162 | 현대시 | 악플 | 오정방 | 2015.08.29 | 59 |
161 | 현대시 | 안개낀 아침 | 오정방 | 2015.08.17 | 27 |
160 | 현대시 | 야생화野生花 | 오정방 | 2015.08.18 | 47 |
159 | 현대시 | 양미리 | 오정방 | 2015.08.29 | 154 |
158 | 현대시 | 어느 세계지도 속의 한반도韓半島 1 | 오정방 | 2015.09.24 | 278 |
157 | 현대시 | 어느 슬픈 인생의 옛이야기 | 오정방 | 2015.08.12 | 227 |
» | 현대시 | 어느 여름날 오후 | 오정방 | 2015.08.18 | 94 |
155 | 현대시 | 어느 친구를 위한 12가지 기도 | 오정방 | 2015.09.01 | 132 |
154 | 현대시 | 어디서 밤톨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 오정방 | 2015.09.10 | 211 |
153 | 현대시 | 어떤 문병問病 1 | 오정방 | 2015.09.10 | 76 |
152 | 현대시 | 어떤 연기煙氣 | 오정방 | 2015.08.29 | 18 |
151 | 현대시 | 어떤 이혼 | 오정방 | 2015.08.26 | 48 |
150 | 현대시 | 어머니의 속성屬性 | 오정방 | 2015.09.12 | 54 |
149 | 현대시 | 어머니의 허리 | 오정방 | 2015.09.01 | 74 |
148 | 현대시 |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 오정방 | 2015.09.10 | 144 |
147 | 현대시 | 에델바이스 | 오정방 | 2015.09.01 | 108 |
146 | 현대시 | 에스페란토Esperanto | 오정방 | 2015.09.01 | 61 |
145 | 현대시 | 엘에이에 비가 오신단다 | 오정방 | 2015.08.13 | 1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