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오후
오정방
아예 작정하고 시간을 쪼개서
정원에 매달린 보람이 있었다
사흘간 통틀어 열 시간이나
앞 뒤 정원과 짬짬이 씨름했다
깎아 주고 짤라 주고 쳐주고,
베어 내고 뽑아 내고 솎아 냈다
한결 시원하고 넓어보이는 후원에
탐스럽게 핀 7월의 수국이 활짝 웃고
바람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잠잠하나
여름햇살은 뜨겁게 쏟아지는데
어디서 날아 온 나비 떼가 너울 너울,
종달새도 두어 마리 날아와 쫑알 쫑알,
다람쥐도 한 마리 달려와 재롱을 부린다
땀방울을 모두 씻어 내고
잘 익은 수박조각으로
아내와 더불어 갈증을 풀어보는
한가로운 공휴일 오후,
지금은 나 아무것도 부러울게 없다
<2005.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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