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오후
오정방
아예 작정하고 시간을 쪼개서
정원에 매달린 보람이 있었다
사흘간 통틀어 열 시간이나
앞 뒤 정원과 짬짬이 씨름했다
깎아 주고 짤라 주고 쳐주고,
베어 내고 뽑아 내고 솎아 냈다
한결 시원하고 넓어보이는 후원에
탐스럽게 핀 7월의 수국이 활짝 웃고
바람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잠잠하나
여름햇살은 뜨겁게 쏟아지는데
어디서 날아 온 나비 떼가 너울 너울,
종달새도 두어 마리 날아와 쫑알 쫑알,
다람쥐도 한 마리 달려와 재롱을 부린다
땀방울을 모두 씻어 내고
잘 익은 수박조각으로
아내와 더불어 갈증을 풀어보는
한가로운 공휴일 오후,
지금은 나 아무것도 부러울게 없다
<2005. 7. 4>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 | 현대시 | 인생의 탑塔 | 오정방 | 2015.08.25 | 58 |
103 | 현대시 | 인터넷 바다에 떠도는 미아들 | 오정방 | 2015.08.26 | 139 |
102 | 현대시 | 일본넘들아, 또 독도냐? | 오정방 | 2015.08.26 | 132 |
101 | 현대시 | 일본아, 독도를 욕되게 마라 | 오정방 | 2015.08.17 | 64 |
100 | 현대시 | 읽을 수 없는 e-mail | 오정방 | 2015.09.10 | 64 |
99 | 현대시 | 잃어버린 일상 | 오정방 | 2023.07.28 | 30 |
98 | 현대시 | 임 보(林步) 시인의 ‘팬티’를 읽다가… | 오정방 | 2015.09.25 | 285 |
97 | 현대시 | 입춘소식 | 오정방 | 2015.08.17 | 26 |
96 | 현대시 | 입춘立春에게 묻다 | 오정방 | 2015.08.26 | 49 |
95 | 현대시 | 자가自家 붕어빵 | 오정방 | 2015.09.01 | 59 |
94 | 현대시 | 자명종自鳴鐘 | 오정방 | 2015.08.27 | 70 |
93 | 현대시 | 자연自然은 | 오정방 | 2015.08.27 | 8 |
92 | 현대시 | 자연의 소리 | 오정방 | 2015.09.01 | 32 |
91 | 현대시 | 자연의 순리順理 | 오정방 | 2015.09.01 | 74 |
90 | 현대시 | 자연의 시간표 | 오정방 | 2015.08.18 | 56 |
89 | 현대시 | 자유自由와 방종放縱 사이 | 오정방 | 2015.09.10 | 56 |
88 | 현대시 | 자치기 놀이 | 오정방 | 2015.09.12 | 257 |
87 | 현대시 | 잔디깎기 | 오정방 | 2015.09.16 | 90 |
86 | 현대시 | 잠 버릇 | 오정방 | 2015.09.10 | 71 |
85 | 현대시 | 장례식장에서 내 모습을 본다 | 오정방 | 2015.09.01 | 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