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이 늙어가는 것을 보노라면
오정방
나는 매일 나를 보니까 그런지
별로 늙어가는 줄 모르고 지내건만
어쩌다 동생의 근영을 영상으로 보노라면
나보다 여섯 해나 아래인 그도
세월은 어쩔수 없는지
초로의 모습으로 맥없이 늙어가는 것이
못내 가슴이 아리어 온다
울엄마 같은 젖 물고 자라며
티없이 함께 딍굴던 유년시절이
주마등처럼 이 시간 눈앞을 지나가는데
어느 새 그도 육십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꽉 잡을 수 없는 세월을 어이하리
코흘리개 꼬맹이 내자식들이
시집 장가를 가서 다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자라 벌써 학교를 다니는데
세월이 더디간다고 누가 어찌 말하랴
어쩜 나이 한 살 더먹는 생일은
너 나 할 것 없이
축하받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 내 동생이 늙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내가 늙는 것보다 사실 더 가슴이 아리다
<2006. 6. 1>
* 아우 태방太芳군은 '47년 丁亥생.
오늘은 그의 59번째 생일이다.
현대시
2015.08.27 06:06
내 동생이 늙어가는 것을 보노라면
조회 수 156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4 | 현대시 | 미안하다 백운대! | 오정방 | 2015.09.15 | 118 |
303 | 현대시 | 아직도 끝내지 못한 한국전쟁 | 오정방 | 2015.09.25 | 117 |
302 | 현대시 | 당신이 꽃밭에 있을 때 | 오정방 | 2015.08.18 | 116 |
301 | 현대시 | 목련은 어찌하여 꽃부터 피는가? | 오정방 | 2015.09.01 | 115 |
300 | 현대시 | 지게 | 오정방 | 2015.09.01 | 115 |
299 | 현대시 | 나의 망팔望八 | 오정방 | 2015.09.17 | 115 |
298 | 현대시 | 독도가 자국땅이 아니라 말한 용감한 일본 노신사 | 오정방 | 2015.09.24 | 115 |
297 | 현대시 | 독도의 엄지바위 | 오정방 | 2015.08.17 | 114 |
296 | 현대시 | 독도, 첫방문 37년 째의 날 | 오정방 | 2015.08.27 | 114 |
295 | 현대시 | 휴전선의 흰구름 | 오정방 | 2015.09.15 | 113 |
294 | 현대시 | 살아서 지옥을 본다 | 오정방 | 2015.08.18 | 112 |
293 | 현대시 | 가을을 품고 강물은 흐른다 | 오정방 | 2015.08.25 | 112 |
292 | 현대시 | 독도여, 영원하라! | 오정방 | 2015.09.14 | 112 |
291 | 현대시 | 걷는자만이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 오정방 | 2015.08.17 | 110 |
290 | 현대시 | 산정무진山情無盡 | 오정방 | 2015.09.16 | 110 |
289 | 현대시 | 여름과 가을 사이 | 오정방 | 2015.09.01 | 109 |
288 | 현대시 | 에델바이스 | 오정방 | 2015.09.01 | 108 |
287 | 현대시 | 쉼 | 오정방 | 2015.08.26 | 108 |
286 | 현대시 | 41.독도근해 탐사? 일본 정부 정말 왜 이러나… | 오정방 | 2015.08.26 | 108 |
285 | 현대시 | 세계인구 70억명 시대 | 오정방 | 2015.09.17 | 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