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물구나무 서기

by 오정방 posted Aug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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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서기

  오정방
  

  

두 팔을 땅에 대고
두 다리를 하늘로 번쩍 차올려
물구나무를 선 채로 세상을 본다

사람도 거꾸로 보이고
나무도 거꾸로 보이고
건물도 거꾸로 보인다

위치가 뒤바뀌어
하늘은 땅 쪽에 있고
땅은  하늘쪽에 있다

강과 바다도 공중에 있지마는
강물과 바닷물은
한 방울도 쏟아내리지 않는다

가끔은 필요하지 않으리
정반대편에 서서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이

<2006.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