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9.01 10:27

칠흑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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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바다

  오정방
  

  

칠흑보다 더 검은 밤바다를 바라보다가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린다
날씨 때문이기도 하고
늦밤에 찾아온 연유이기도 하다
겨울을 재촉하던 가을비 잠시 멈추었고
열어젖힌 여사旅舍의 객창으로
짠 바닷바람이 일시에 몰려오는데
태평양은 마치
거대한 터어빈이 돌아가는듯한 소리로만
귓가에 육중하게 들려오고 있다
바다를 보러왔던 일행들의 화제는
끊어질줄 모르고 이어지는데
졸던 시계는 어느 새 자정을 넘어선다
비는 다시 내리고 자는둥 마는둥
끝내 바다를 보지못했다는 기록만 남기고
먼길을 돌아서는 천근같은 새벽발걸음

<2007.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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