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9.10 08:43

강가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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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서서

  오정방
  

  

강가에 서고 싶은 것은
꼭 강물을 보기 위함만은 아니다

강물을 거쳐 내 살갗에 닿는
시원한 바람을 만나기 위해서
여름날 해질 녘 강변에
노을과 더불어 이렇게 서 있다

산을 넘고 들판을 황급히 지나
강물 위를 막 달려 내게 온 바람,
나는 언제나 그에게 정들어 있다

오늘도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말없이 강가에 서서
나를 찾아온 이 반가운 손님을
미소로, 온 몸으로 맞이하고 있다

<2008.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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