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손
- 결혼후 아내의 40번째 생일을 함께하며
오정방
한 밤중, 누운채 어둠 속에서
깊이 잠든 아내의 손을 살며시 잡아 본다
보드랍던 그 고운 손
거칠다는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온다
내 탓이다, 이 손마디 굵어진 것도
데려와 호강시키지 못한 나 때문이다
이 손으로 지은 밥을40년간 잘도 먹었다
빨래, 청소, 설거지 다 이 손으로 해냈다
수없이 칼에 베이고 또 바늘에 찔리면서도
두 남매를 모두 반듯이 길러 냈다
주무르고 비비고 빨고 널고 꿰메고 접고
털고 쓸고 밀고 닦고 정돈하고
치우고 씻고 헹구고 볕에 말리는 일
다 이 손으로 묵묵히 감당하지 않았던가?
지금 내게 상훈을 줄 능이 있다하면
의당 아내의 두 손에 최고훈장을 주겠다
손톱에 메니큐어가 남아 있던게 언제였나
우리 홈스윗홈은 바로 이 손의 역사이다
자던 밤중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2009. 5. 23>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4 | 현대시 | 함박눈 | 오정방 | 2015.08.25 | 38 |
323 | 현대시 | 독도에 눈이 오는데 | 오정방 | 2015.08.25 | 81 |
322 | 현대시 | 또 하나의 고개를 넘다 | 오정방 | 2015.08.25 | 88 |
321 | 현대시 | 샤워장에서 | 오정방 | 2015.08.25 | 19 |
320 | 현대시 | 인생의 탑塔 | 오정방 | 2015.08.25 | 58 |
319 | 현대시 | 고드름 | 오정방 | 2015.08.25 | 61 |
318 | 현대시 | 비Rain | 오정방 | 2015.08.25 | 20 |
317 | 현대시 | 동치미 | 오정방 | 2015.08.25 | 86 |
316 | 현대시 | 손녀들 음성이 보약이다 | 오정방 | 2015.08.26 | 61 |
315 | 현대시 | 월급봉투 | 오정방 | 2015.08.26 | 243 |
314 | 현대시 | 부지깽이 | 오정방 | 2015.08.26 | 80 |
313 | 현대시 | 다듬이소리 | 오정방 | 2015.08.26 | 100 |
312 | 현대시 | 팽이 | 오정방 | 2015.08.26 | 26 |
311 | 현대시 | 입춘立春에게 묻다 | 오정방 | 2015.08.26 | 49 |
310 | 현대시 | 어떤 이혼 | 오정방 | 2015.08.26 | 48 |
309 | 현대시 | 보릿고개 | 오정방 | 2015.08.26 | 78 |
308 | 현대시 | 쥐불놀이 | 오정방 | 2015.08.26 | 162 |
307 | 현대시 | 우정과 애정 사이 | 오정방 | 2015.08.26 | 173 |
306 | 현대시 | 쉼 | 오정방 | 2015.08.26 | 108 |
305 | 현대시 | 시인과 독자 사이 1 | 오정방 | 2015.08.26 | 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