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손
- 결혼후 아내의 40번째 생일을 함께하며
오정방
한 밤중, 누운채 어둠 속에서
깊이 잠든 아내의 손을 살며시 잡아 본다
보드랍던 그 고운 손
거칠다는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온다
내 탓이다, 이 손마디 굵어진 것도
데려와 호강시키지 못한 나 때문이다
이 손으로 지은 밥을40년간 잘도 먹었다
빨래, 청소, 설거지 다 이 손으로 해냈다
수없이 칼에 베이고 또 바늘에 찔리면서도
두 남매를 모두 반듯이 길러 냈다
주무르고 비비고 빨고 널고 꿰메고 접고
털고 쓸고 밀고 닦고 정돈하고
치우고 씻고 헹구고 볕에 말리는 일
다 이 손으로 묵묵히 감당하지 않았던가?
지금 내게 상훈을 줄 능이 있다하면
의당 아내의 두 손에 최고훈장을 주겠다
손톱에 메니큐어가 남아 있던게 언제였나
우리 홈스윗홈은 바로 이 손의 역사이다
자던 밤중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2009. 5. 23>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84 | 현대시 | 안개낀 아침 | 오정방 | 2015.08.17 | 27 |
283 | 현대시 | 악플 | 오정방 | 2015.08.29 | 59 |
282 | 현대시 | 아침바다 | 오정방 | 2023.08.24 | 67 |
281 | 현대시 | 아침 달 | 오정방 | 2015.09.10 | 43 |
280 | 현대시 | 아직은 이별의 노래를 부를 때가 아니다 | 오정방 | 2015.09.15 | 256 |
279 | 현대시 | 아직도 저 통한의 휴전선이! | 오정방 | 2015.09.16 | 40 |
278 | 현대시 | 아직도 끝내지 못한 한국전쟁 | 오정방 | 2015.09.25 | 117 |
277 | 현대시 | 아름다운 합창 | 오정방 | 2015.08.12 | 23 |
276 | 현대시 | 아름다운 기억으로 | 오정방 | 2015.08.13 | 23 |
275 | 현대시 | 아르헨티나는 결코 울지 않았다! | 오정방 | 2015.09.16 | 39 |
274 | 현대시 | 아들의 반란 | 오정방 | 2015.08.17 | 103 |
» | 현대시 | 아내의 손 | 오정방 | 2015.09.12 | 247 |
272 | 현대시 | 아내의 불라우스를 대려주다 | 오정방 | 2015.09.14 | 389 |
271 | 현대시 | 아내는 미장원에 안간다 | 오정방 | 2015.09.17 | 146 |
270 | 현대시 | 아내가 기쁘면 | 오정방 | 2015.08.13 | 40 |
269 | 현대시 | 아내 흉보기 | 오정방 | 2015.08.29 | 74 |
268 | 현대시 | 아내 3 | 오정방 | 2015.09.08 | 37 |
267 | 현대시 | 신기루蜃氣樓 | 오정방 | 2015.09.10 | 70 |
266 | 현대시 | 식목植木 | 오정방 | 2015.09.16 | 28 |
265 | 현대시 | 시인의 병실 | 오정방 | 2015.09.16 | 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