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다 자란 나무 함부로 옮기는게 아니다
오정방



뒷뜰에서 활개치며 곧잘 자라고 있던,
때에 맞춰 꽃도 잘 피우던 오레곤 트리
지나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우리 집 정원이 좀 근사하게 보이도록
앞마당에 옮겨 심은지가 수 년이 지났다

처음 한 두해는 아직 자리를 못 잡았군,
멀지 않아 뿌리를 제대로 내리겠지,
보란듯이 아름다운 꽃이 활짝필게야
그것은 어리석은 내 생각이었을뿐
해를 거듭하였는데 마음같지는 않았다

애초부터 땅을 좀 깊고 넓게 팔 것을,
제 때에 수분도 충분히 공급해 줄 것을,
꽃이 필 때마다 실하지 못한 것을 보고
조금씩 조금씩 후회도 되었지만
다시 원래자리로 옮기기엔 너무 늦었다

다 자란 나무 함부로 옮겨심는게 아니다
말은 못해도 나무에겐 큰 충격인데다
아픔이요 고통이 아닐수 없었을 것이요
생각이 짧았고 나무에 지식이 약했으니
이것은 전적으로 내 욕심이요 실수였다

한 여름 땡볕가뭄에 얼마나 목이 탔을까
매일 출입할 때마다 손을 내미는듯
잎사귀만 보아도 목마름이 감지되기에
다른 튼실한 나무 뒤로하고  이 나무에
특별한 애정을 쏟으며 속죄하고 있다

<2012. 10. 12>
…………………………………………..
*오레곤주 포틀랜드에는 오늘 해갈이 좀 될만큼
가뭄 끝에 비가 내렸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4 현대시 아직은 이별의 노래를 부를 때가 아니다 오정방 2015.09.15 256
423 현대시 지금 인생의 몇 시를 지나고 있습니까? 오정방 2015.09.16 256
422 현대시 지금도 탑동공원의 그 함성이... 오정방 2015.09.15 253
421 현대시 이소연, 우리는 두 손 모아 비노니! 오정방 2015.09.08 252
420 현대시 아내의 손 오정방 2015.09.12 247
419 현대시 흘러간 짝사랑 오정방 2015.08.12 245
418 현대시 시래기 죽粥 오정방 2015.08.29 245
417 현대시 월급봉투 오정방 2015.08.26 243
416 현대시 불보다 물이 더 무섭다 오정방 2015.08.27 243
415 현대시 독도의 탕건봉宕巾峰 오정방 2015.08.17 241
414 현대시 하모니카 오정방 2015.08.18 241
413 현대시 춘천 막국수 오정방 2015.08.29 240
412 현대시 행복은 전염된다 1 오정방 2015.09.10 239
411 현대시 우리들의 어머니, 아내를 위한 헌시獻詩 오정방 2015.09.01 238
410 현대시 살구나무를 심다 오정방 2015.09.24 231
409 현대시 엿치기 오정방 2015.08.29 228
408 현대시 어느 슬픈 인생의 옛이야기 오정방 2015.08.12 227
407 현대시 한국의 마타하리, 여간첩 원정화 오정방 2015.09.10 221
406 현대시 빙판 위의 요정妖精 김연아, 세계피겨여왕 등극! 오정방 2015.09.12 221
405 현대시 대통령의 그 눈물 오정방 2015.09.16 22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1
어제:
3
전체:
193,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