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외쳤다 ‘여기는 정상, 여기는 정상이다’
-爲祝 77한국에베레스트원정대 등정 30주년

  오정방
  

  
                              
존 헌트 대장이 인솔한 영국등반대가
1953년 5월 29일 인류역사상 최초로
세계의 지붕 에베레스트에
에드먼드 힐라리를 세운지 24년 만에
김영도 대장이 이끈 77한국원정대가
한국인으로는 맨 처음으로
1977년 9월 15일 낮 12시 50분
고상돈을 에베레스트 정상에 당당히 서게하니
펨바 노르부 셀파와 함께 C5를 떠난지
장장 7시간 50분만의 사투끝 쾌거였다네

온 대원들의 의지와 국민들의 응원을 등에 지고
살을 에는 눈바람과 공포의 아이스 폴
입벌린 마의 크레바스를 지혜롭게 통과하며
마침내 지구의 맨 꼭데기에 오른 고상돈,*
세계에서 56번 째로 정상을 밟은 그는
태극기 높이 쳐들고 떨리는 목소리로 보고했다
‘여기는 정상, 더 오를 곳이 없습니다’라고
가까운 아시아에서는 4번 째,
먼 세계에서는 8번 째의 등정국이 되는
눈물겹도록 감격스럽고 가슴 뿌듯한 순간이었네

어찌 하루 아침에 그 정상에 섰다 할 수 있으랴
수 년, 수 차례에 걸친 국내 동계훈련과
두 차례에 걸친 현지 정찰이 밑거름이 되었고
1차 공격조의 등정실패도 큰 거울이 되었느니라*
어찌 그 혼자만이 정상을 밟았다 말할 수 있으랴
국내훈련 중 희생당한 3명의 악우들이 함께 했고*
2백만 산악인들이 더불어 올라갔으며
4천만 온 겨레가 한국인 초등에 동참하였느니라
지나온 30년, 산악계는 장족의 발전을 가져왔나니
작고한 초등자, 77원정대원들에게 큰 영광 있으라!

< 2007. 9. 15>




  
*한국인 초등자 고상돈(29)은 ’79. 5. 29 북미주 최고봉인
알라스카의 매킨리(6,194m)를 등정하고 하산중 실족사.
*1차공격조인 대원 박상열, 셀파 앙푸르바는 8,700m 고지까지
진출하였으나 산소부족과 심한 폭풍으로 C5로 철수.
*1976년 2월, 3차 동계훈련 중 설악좌골에서 1차 에베레스트
정찰대장이었던 최수남과 송준송, 전재운이 눈사태로 조난사.


    ⊙ 발표일자 :2007 년 9월   ⊙ 작품장르 : 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