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03 추천 수 19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태수


말이 산 넘고 물 건너 뛰어다닌다
재주도 부리고 장난도 하면서
가고 싶은 곳 어디나 바람 일으키며
무섭게 내달리는 말
여린 가슴 말문 막아
말조심 안으로 밀어 넣고
그 말 작은 문으로 들어가더니
큰 문으로 튀겨 나와
엉겨붙는 물방울 되어
제 몸 가누지 못해 어디든 쏟아 붓는다
그 물이 말의 집을 삼키고 말의 벌판을 삼키고
몰려다닌다 말 가운데 토막을 비틀면 물이 되는 말귀를 모른 채

욕심 앞서 목에 힘준 말
말잔치를 벌여도
빈말되어
말맛도 못 본 채 배만 고프게 하며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싸움말 되지만
말꼴 함께 나누고
말거리도 함께 하면
다정하게 걸어가는 말동무
뗏말이 휘두르는 말채찍에도
휘말리지 않는 바른말 된다

온순한 말은 햇빛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잔디 풀
말등어리 윤기처럼 따뜻한데
사나운 말은 바람 속 곧추세운 갈기
내갈기는 말총 두려워 피해 가고
어떤 말 잡아볼까 망설이다
떠나는 말 놓칠까 봐
말꼬리라도 잡고 늘어지면
말머리 돌린 말발에 채여
먼지 같은 쓸모없는 말 되는데도
나서길 좋아하는 말들
경마장에서처럼 서로 앞다투며
환상 속 영광을 꿈꾸는 허황한 말로 달려온다

참 말 도 많 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소설 김태수 약력 동아줄 김태수 2016.11.11 609
31 사랑의 오감 김태수 2011.12.05 609
30 삐딱이와 바름이[맑은누리문학 12년 여름호] 동아줄 2012.01.10 676
29 행시 뿌리문학상 동아줄 김태수 2013.10.15 291
28 부정 동아줄 2012.04.07 463
27 행시 봄은 오고 동아줄 김태수 2015.05.26 75
26 행시 봄꽃 만발[맑은누리문학 14년 신년호] 동아줄 김태수 2013.05.07 341
25 행시 별빛 간이역 동아줄 2015.03.13 129
24 행시 발가락 양말 동아줄 2012.04.18 507
23 행시 박남기 동아줄 김태수 2015.05.16 124
22 망망대해[나성문학 12년 창간호] 동아줄 2011.12.05 610
» 말[맑은누리문학 12년 여름호] 동아줄 2011.12.05 703
20 라면 김태수 2011.12.05 500
19 행시 동행 동아줄 2013.08.15 303
18 동창 카페[맑은누리문학 14년 여름호] 동아줄 2012.08.18 734
17 돋보기 동아줄 2012.03.02 570
16 독이 있는 버섯 동아줄 김태수 2011.12.15 605
15 행시 달빛 그림자 동아줄 2014.09.11 137
14 달님에게 하는 사랑고백[맑은누리 14년 여름호] 동아줄 2014.06.23 404
13 눈꽃[맑은누리문학 13년 신년호] 동아줄 2012.07.09 696
12 눈꽃 세상 피우기 위해 동아줄 김태수 2012.02.02 55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40
어제:
25
전체:
1,168,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