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동아줄 김태수
비 갠 상쾌한 아침 숲 속 동네길
오가는 사람과 차량 향해
할 일 다한 지난밤 피곤 잊고
똑바로 서서 새소리로
고개 숙여 인사한다.
빗속 밤새 꼼짝도 않고
어둘수록 더해가는 열정으로
한 줄로 서서 길 밝히며
잠자는 평화 지켜오고
양보 없는 이기심
질서 깬 구급차 불러와도
겸연쩍게 서서 조이는 가슴
말없이 애잔한 눈빛 쏟아 부으며
벌건 빗물 소리 불빛 속에 품는다.
충격에 젖은 마음
무겁게 어둠 속에 내려놓을 때
가볍게 물 냄새 향긋한 창문 찾아와
뜨겁게 시린 가슴 지핀다.
사랑의 불빛이다.
시
2012.02.23 05:51
가로등[나성문학 12년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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