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뜻이라면
동아줄 김태수
운명의 쇠줄 따라 가지가 뻗는 분재
당신은 흐뭇해서 날마다 바라본다
가는 길 뒤틀릴수록 뿌리 엉켜 붙들고
마음껏 뻗고 싶은 직립의 몸부림 들
당신의 뜻에 따라 찬찬히 굽어간다
몸 안엔 부러진 욕망 새살 돋운 옹이로
꿈에도 본 적 없는 얼붙은 알래스카
붙박이 삶에 얹힌 당신의 눈길 따라
낯선 곳 어둠 딛고 서 꽃 피우려 빛 품고
어울려 한 곳에서 몸 낮춰 살다 보면
상처 난 아픔조차 어여쁜 혼이 되나
당신 뜻 자아낸 감탄 신기한 듯 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