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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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 그레이스 | 2004.08.20 | 1644 | |
99 | 시 | 침묵이 필요했던 날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7.31 | 559 |
98 | 시 | 꽃눈 (花雪) | 홍인숙 | 2003.04.08 | 560 |
97 | 시 | 상한 사과의 향기 | 홍인숙 | 2002.11.21 | 561 |
96 | 시 | 삶이 슬퍼지는 날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1.13 | 565 |
95 | 시 | 마주보기 | 홍인숙 | 2003.04.26 | 569 |
94 | 시 | 사랑의 간격 | 홍인숙 | 2003.05.12 | 569 |
93 | 시 | 봄 . 1 | 홍인숙 | 2004.02.17 | 571 |
92 | 시 | 이상한 날 | 홍인숙 | 2004.01.05 | 576 |
91 | 시 | 한 알의 약에 거는 기대 | 홍인숙 | 2004.07.05 | 579 |
90 | 시 | 날개 | 홍인숙 | 2003.09.08 | 580 |
» | 시 | 아버지의 단장(短杖) | 홍인숙 | 2003.12.01 | 580 |
88 | 시 | 가을 정원에서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1.05 | 581 |
87 | 시 | 침묵 1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2.14 | 587 |
86 | 시 | 안개 자욱한 날에 | 홍인숙 | 2003.08.03 | 591 |
85 | 시 | 흔들리는 나뭇잎새에도 우주가 있다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9.14 | 591 |
84 | 시 | 어머니의 미소 | 홍인숙 | 2003.06.23 | 593 |
83 | 시 | 사랑법 | 홍인숙(그레이스) | 2005.03.15 | 597 |
82 | 시 | 반 고흐가 그리워지는 날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0.16 | 599 |
81 | 시 | 나무에게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0.16 | 605 |
80 | 시 | 감나무 풍경 | 홍인숙(그레이스) | 2004.11.28 | 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