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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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 시 | 존재의 숨바꼭질 1 | 홍인숙(그레이스) | 2007.02.08 | 1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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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 시 | 내일을 바라보며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8.26 | 1032 |
134 | 시 | 불면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8.26 | 1112 |
133 | 시 | 늦여름 꽃 | 그레이스 | 2006.08.26 | 986 |
132 | 시 | 쓸쓸한 여름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8.26 | 844 |
131 | 시 | 밤이 오면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5.05 | 915 |
130 | 시 | 무료한 날의 오후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26 | 980 |
129 | 시 | 무명 시인의 하루 1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25 | 1349 |
128 | 시 | 인연 (2) | 그레이스 | 2006.03.23 | 936 |
127 | 시 | 밤비 | 그레이스 | 2006.03.18 | 871 |
126 | 시 | 그리움에 대한 생각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18 | 842 |
125 | 시 | 마음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18 | 828 |
124 | 시 | 오수(午睡) 1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18 | 795 |
123 | 시 | 그날 이후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04 | 707 |
122 | 시 | 시를 보내며 1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04 | 724 |
121 | 시 | 어떤 반란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3.04 | 732 |
120 | 시 | 길 위의 단상 1 | 홍인숙(그레이스) | 2006.01.14 | 10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