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Grace)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온다
침묵하는 상념의 보따리를 짊어지고
한 발자국씩 내딛는 굽은 다리를
묵묵히 반겨주는 검은 단장
12월 바람도 햇살 뒤로 숨은 날
조심조심 세 발로 새 세상을 향한 날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
"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
헛웃음에 발걸음 모아보지만
늙는다는 건
햇살 뒤로 숨은 섣달 바람 같은 것
아버지 눈동자에 담겨진
쓸쓸한 노을 같은 것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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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 그레이스 | 2004.08.20 | 1636 | |
139 | 시 | 겨울 커튼 | 홍인숙 | 2003.12.01 | 503 |
» | 시 | 아버지의 단장(短杖) | 홍인숙 | 2003.12.01 | 580 |
137 | 시 | 새해 첫날 | 홍인숙 | 2004.01.05 | 551 |
136 | 시 | 거짓말 | 홍인숙 | 2004.01.05 | 487 |
135 | 시 | 이상한 날 | 홍인숙 | 2004.01.05 | 576 |
134 | 시 | 비를 맞으며 | 홍인숙 | 2004.01.30 | 622 |
133 | 시 | 어머니의 염원 | 홍인숙 | 2004.01.30 | 501 |
132 | 시 | 봄 . 1 | 홍인숙 | 2004.02.17 | 571 |
131 | 시 | 봄 . 2 | 홍인숙 | 2004.02.17 | 485 |
130 | 시 | 봄 . 3 | 홍인숙 | 2004.03.12 | 499 |
129 | 시 | 또 하나의 세상 | 홍인숙 | 2004.03.12 | 488 |
128 | 시 | 사랑은 2 | 홍인숙 | 2004.05.03 | 485 |
127 | 시 | 상처 | 홍인숙 | 2004.06.18 | 427 |
126 | 시 | 사랑의 간격 2 | 홍인숙 | 2004.06.18 | 440 |
125 | 시 |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 홍인숙 | 2004.06.28 | 426 |
124 | 시 | 어떤 만남 | 홍인숙 | 2004.06.28 | 419 |
123 | 시 | 그대가 그리워지는 날 | 홍인숙 | 2004.06.28 | 425 |
122 | 시 | 시심 (詩心) | 홍인숙 | 2004.06.29 | 468 |
121 | 시 | 양귀비꽃 | 홍인숙 | 2004.07.03 | 513 |
120 | 시 | 한 알의 약에 거는 기대 | 홍인숙 | 2004.07.05 | 5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