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7
어제:
26
전체:
459,472


2004.08.02 15:33

안개 속의 바다

조회 수 901 추천 수 17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안개 속의 바다

 

                             홍인숙(Grace)

 



태양을 잃은 바다에도 파도 타는 사람들로

물결마다 흰 거품이 요란하다

잠잠히 흐린 날의 오수를 즐기는 물개들과

무리지어 속삭이는 바닷새들의 여유로움

 

"우린 지금 갈매기와 함께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거야.

많은 바다를 구경했어도 싼타쿠르즈 바다처럼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곳은 없지.

이 바닷가에서 시를 쓰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네.“

바다는 원로 시인의 펄럭이던 코트자락과

선창가 카페에 남겨진 우수의 음성을 간직하고 있었다

 

큰 외침으로 파도가 쏟아진다

파도 타던 사람들이

일제히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솟구쳐 오른다

코끝을 스치는 해초 냄새에 현기증이 난다

 

바다는 어느새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후드득 떨어져 내리는 빗물 같은 서글픔

머리카락 사이로 싸늘한 바람이 환청처럼 스쳐간다

 

“이 바닷가에서 시를 쓰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8
99 아름다운 만남 2 홍인숙(그레이스) 2005.01.27 491
98 바다에서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4 496
97 삶이 슬퍼지는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563
96 알 수 없는 일 2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454
95 이유 없이 흐르는 세월이 어디 있으랴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622
94 어떤 전쟁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530
93 겨울의 퍼포먼스 홍인숙(그레이스) 2004.11.28 676
92 감나무 풍경 홍인숙(그레이스) 2004.11.28 605
91 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1 664
90 행복한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0 893
89 그대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4.10.29 672
88 눈물 홍인숙(Grace) 2004.10.16 906
87 기다림은 텔레파시 홍인숙(Grace) 2004.10.16 891
86 나무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4.10.16 605
85 반 고흐가 그리워지는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16 598
84 바다가 하는 말 홍인숙(Grace) 2004.10.16 663
83 가을, 江가에서 홍인숙(Grace) 2004.10.04 649
82 마음이 적막한 날 홍인숙(Grace) 2004.08.16 915
81 내가 지나온 白色 공간 홍인숙 2004.08.02 922
» 안개 속의 바다 홍인숙 2004.08.02 90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