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9
어제:
27
전체:
459,448


2002.11.14 03:46

서울, 그 가고픈 곳

조회 수 471 추천 수 7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서울, 그 가고픈 곳



                            홍인숙(Grace)




   오늘 같은 날은
   바람도 몰래 살짝 가랑잎으로 떨어져
   서울거리를 훨훨 날고 싶다.
   지하철도 타고, 만원버스도 타고
   인사동에도, 광화문에도, 명동에도 가고 싶다.
   귀천에서 천상병 시인의 해묵은 사진 보며
   녹차 향에 취해보고
   지금도 있으려나
   삐걱거리는 계단 올라 담배연기 자욱한 아폴로에서
   묵직한 클래식 선율에 두 어 시간 푹 잠겨도 보고 싶다.
   대학로라고 했던가 그 곳에 가면
   내가 얼마나 무심히 세월을 지나왔는지 알 수 있겠지.
   교보문고에 들러 마음껏 책 냄새 맡고
   화랑에선 가슴 가득 그림으로 채우고
   붕어빵 한 봉지 사 들고 비원 숲 벤치에서
   연꽃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싶다.
   후암동 내 살던 집 앞에 서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올갠 소리
   그 옛날 가족의 도란거림이 어둠에 묻어 내리면
   서둘러 남산에 올라 야경을 보아야 한다.
   별들이 일제히 내려와 반짝이는 그 곳
   빛 하나하나 그리움 꼭꼭 심다보면
   어느새 이마 가득 안개를 이고 달려오는 새벽하늘
   이슬을 맞으며 그 길을 걷고 싶다.
   내 푸르름이 녹아있는 남산 길을
   그때처럼...
   ..............
   그리곤...
   그리곤,
   흔적도 없이 돌아와
   온몸이 다 타도록  앓고 싶다.


  (2001년. 동인집-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8
139 목련꽃 약속 홍인숙(그레이스) 2005.04.28 698
138 비 개인 아침 홍인숙 2002.11.14 696
137 기다림 홍인숙 2002.11.14 687
136 패시피카의 안개 홍인숙(그레이스) 2005.09.14 683
135 손을 씻으며 그레이스 2006.01.05 682
134 내 안의 바다 홍인숙(Grace) 2010.02.01 682
133 길 (1) 홍인숙 2002.11.13 680
132 겨울의 퍼포먼스 홍인숙(그레이스) 2004.11.28 676
131 내일은 맑음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5 673
130 그대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4.10.29 672
129 가을엔 슬프지 않은 이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1 664
128 길의 속삭임 홍인숙(그레이스) 2005.05.10 664
127 바다가 하는 말 홍인숙(Grace) 2004.10.16 663
126 풍경 (風磬) 홍인숙(Grace) 2010.02.01 657
125 가을, 江가에서 홍인숙(Grace) 2004.10.04 649
124 귀로 홍인숙(Grace) 2010.02.01 635
123 그리운 이름 하나 홍인숙 2002.11.13 626
122 비를 맞으며 홍인숙 2004.01.30 622
121 이유 없이 흐르는 세월이 어디 있으랴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622
120 나무에게 홍인숙(그레이스) 2004.10.16 60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