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38
어제:
18
전체:
458,305


2002.11.14 03:46

서울, 그 가고픈 곳

조회 수 470 추천 수 7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서울, 그 가고픈 곳



                            홍인숙(Grace)




   오늘 같은 날은
   바람도 몰래 살짝 가랑잎으로 떨어져
   서울거리를 훨훨 날고 싶다.
   지하철도 타고, 만원버스도 타고
   인사동에도, 광화문에도, 명동에도 가고 싶다.
   귀천에서 천상병 시인의 해묵은 사진 보며
   녹차 향에 취해보고
   지금도 있으려나
   삐걱거리는 계단 올라 담배연기 자욱한 아폴로에서
   묵직한 클래식 선율에 두 어 시간 푹 잠겨도 보고 싶다.
   대학로라고 했던가 그 곳에 가면
   내가 얼마나 무심히 세월을 지나왔는지 알 수 있겠지.
   교보문고에 들러 마음껏 책 냄새 맡고
   화랑에선 가슴 가득 그림으로 채우고
   붕어빵 한 봉지 사 들고 비원 숲 벤치에서
   연꽃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싶다.
   후암동 내 살던 집 앞에 서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올갠 소리
   그 옛날 가족의 도란거림이 어둠에 묻어 내리면
   서둘러 남산에 올라 야경을 보아야 한다.
   별들이 일제히 내려와 반짝이는 그 곳
   빛 하나하나 그리움 꼭꼭 심다보면
   어느새 이마 가득 안개를 이고 달려오는 새벽하늘
   이슬을 맞으며 그 길을 걷고 싶다.
   내 푸르름이 녹아있는 남산 길을
   그때처럼...
   ..............
   그리곤...
   그리곤,
   흔적도 없이 돌아와
   온몸이 다 타도록  앓고 싶다.


  (2001년. 동인집-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19 가을, 떠남의 계절 2 홍인숙(Grace) 2016.12.03 190
18 내 소망하는 것 3 홍인숙(Grace) 2017.01.23 186
17 나목 裸木의 새 3 홍인숙(Grace) 2016.12.03 165
16 흔적 / 드브로브닉 성벽에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2
15 흔적 / 크로아티아의 집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0
14 이명 耳鳴 1 홍인숙(Grace) 2016.11.22 130
13 까치 2 홍인숙(Grace) 2016.12.03 128
12 반 고흐가 그리워지는 날 홍인숙(Grace) 2016.11.02 123
11 사랑의 빛 1 홍인숙(Grace) 2016.11.22 117
10 하늘 2 홍인숙(Grace) 2016.11.21 110
9 축복의 관점 홍인숙(Grace) 2016.10.01 93
8 빙산 氷山   1 홍인숙(Grace) 2016.12.03 85
7 지평 홍인숙(Grace) 2016.10.01 82
6 아름다운 눈물 홍인숙(Grace) 2016.10.01 79
5 내 안에 가득찬 언어들 홍인숙(Grace) 2016.11.01 76
4 가끔은 우울하다. 그리고 외롭다 홍인숙(Grace) 2016.11.02 74
3 가로등 홍인숙(Grace) 2016.11.02 69
2 반 고흐의 해바라기 홍인숙(Grace) 2016.11.02 67
1 비상을 꿈꾸다 홍인숙(Grace) 2016.11.01 60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