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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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2 03:18

자화상

조회 수 539 추천 수 8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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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홍인숙(Grace)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바라보는 일뿐이다

새 한 마리
밤새 무화과나무에서 울어대도
바람이 계절 따라 가슴을 흔들며
짙은 물감을 쏟아놓아도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식의 바구니를 채우고
감성의 샘물을 일굴수록
갈 길이 멀고, 지고 갈 짐이 많다는 걸 안다.

사람들은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지만
물살을 거꾸로 타고 오르는 힘겨움뿐
영리한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기조차 숨가쁘다

다가오는 것들을 말없이 품어주고
사라져 가는 것들을 손 흔들어 보내는
생(生)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바라보는 일과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내 모습 이대로를 지키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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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홍인숙(Grace)의 인사 ★

  2. 그대 누구신가요

  3. 삶의 뒷모습 <시와 시평>

  4. 비밀

  5. 날개

  6. 가을이 오려나보다

  7. 당신의 꽃이 되게 하소서

  8. 안개 자욱한 날에

  9. 어머니의 미소

  10. 사랑의 간격

  11. 자화상

  12. 마주보기

  13. 부활의 노래

  14. 꽃눈 (花雪)

  15. 봄날의 희망

  16. 인연(1)

  17. 노을

  18. 봄은..

  19. 저녁이 내리는 바다

  20. 내가 지나온 白色 공간

  21. 사랑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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