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1
어제:
35
전체:
1,293,575

이달의 작가
2004.04.02 05:22

사진을 정리하며

조회 수 7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진을 정리하며/오연희

봉투채 밀려다니던 사진들
시절따라 사진첩에 넣는데
용케도 살아남은 빛바랜 사연들이
조곤조곤 말을 걸어온다

어긋난 단추구멍 쉐타에
들름한 나이롱치마
앞니 빠진 내가
건빵과 칠성사이다 보고 웃고 있다

남에게 선물할 땐 비싼 메이커 옷
내 아이들은 시장 싸구려 내복
그 마져도 헤어졌는지
차림이 남루하다

축구팀이 유명한 땅이라며
아들이 우겨 갔던 맨체스터의 겨울
남편이 나를 썰매 태워주는 모습을
웃음바람 입에 가득 담은 내 아이들이 보고 있다

자신들의 역사 만들기에 바쁜 아이들
내 빛바랜 추억들은 구석진 곳으로 밀려 나고
한 시절의 끝은 어김없이 올 테지

<심상 2005년 8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 우체통 앞에서 오연희 2006.10.11 819
156 우산속의 봄 오연희 2007.12.03 1658
155 왕의 남자 오연희 2006.06.14 776
154 온실 오연희 2006.09.06 664
153 오월의 장미 오연희 2008.05.13 1604
152 여자, 내 자리 오연희 2011.02.10 955
151 엎치락 뒷치락 오연희 2006.12.13 692
150 엄마의 자개장 4 오연희 2016.05.10 162
149 엄마, 아부지 오연희 2003.12.13 854
148 언어의 구슬 오연희 2005.07.07 831
147 억새꽃 1 오연희 2008.09.17 1609
146 어머니 오연희 2004.04.13 642
145 어른이 된다는것은 오연희 2003.07.01 879
144 어떤 동행 1 오연희 2009.02.19 1236
143 어느 첫날에 오연희 2004.02.03 1043
142 어느 여름날의 풍경 오연희 2004.08.05 705
141 어느 시인의 첫 시집 1 오연희 2006.02.08 849
140 암초 오연희 2013.10.05 449
139 안부 1 오연희 2006.06.14 692
138 안단 오연희 2014.02.13 36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