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9
어제:
37
전체:
1,293,801

이달의 작가
2004.04.02 05:22

사진을 정리하며

조회 수 7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진을 정리하며/오연희

봉투채 밀려다니던 사진들
시절따라 사진첩에 넣는데
용케도 살아남은 빛바랜 사연들이
조곤조곤 말을 걸어온다

어긋난 단추구멍 쉐타에
들름한 나이롱치마
앞니 빠진 내가
건빵과 칠성사이다 보고 웃고 있다

남에게 선물할 땐 비싼 메이커 옷
내 아이들은 시장 싸구려 내복
그 마져도 헤어졌는지
차림이 남루하다

축구팀이 유명한 땅이라며
아들이 우겨 갔던 맨체스터의 겨울
남편이 나를 썰매 태워주는 모습을
웃음바람 입에 가득 담은 내 아이들이 보고 있다

자신들의 역사 만들기에 바쁜 아이들
내 빛바랜 추억들은 구석진 곳으로 밀려 나고
한 시절의 끝은 어김없이 올 테지

<심상 2005년 8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 다이어리 1 오연희 2007.01.24 772
76 누이 1 오연희 2009.08.13 1476
75 녹차를 마시며 오연희 2005.01.12 669
74 노오 프라브럼 오연희 2007.04.25 1148
73 노래방에서 1 오연희 2004.09.01 970
72 네가, 오네 오연희 2015.09.12 155
71 넌 언제나 머뭇거려 오연희 2004.04.09 654
70 너는 오연희 2004.03.15 671
69 내가 죽는 꿈 1 오연희 2006.02.23 1334
68 내 추억의 집은 오연희 2004.05.05 733
67 낮잠 오연희 2004.05.22 748
66 낙엽주(落葉酒) 1 오연희 2004.11.10 779
65 나팔꽃 오연희 2003.11.06 878
64 나이테 1 오연희 2006.11.14 669
63 나의 아이들아 1 오연희 2007.02.28 799
62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오연희 2003.08.21 730
61 나를 살게 하는 소리 1 오연희 2007.05.04 1152
60 나 가끔 1 file 오연희 2008.08.29 1392
59 꽃인 듯 오연희 2010.02.15 1304
58 꽃, 뿐이네 1 오연희 2008.03.14 1343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