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1
어제:
35
전체:
1,293,575

이달의 작가
2006.12.13 08:04

엎치락 뒷치락

조회 수 69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엎치락 뒷치락/오연희

학교 운동장 링 위
으르릉거리는 표범처럼 맞붙은 레슬링선수
독이 바짝 오른 짐승의 단말마가 터져 나왔다
“저거 다아 쇼야” 누군가 수군거렸다
피 터지는 쇼를 보여주고 얻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의 꼬리를 싹둑 자르는
선수들의 괴성과 관중의 환호성
꼭 보고 싶은 장면 어디쯤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
꼭꼭 감을수록
비명소리는 더 크고 장면은 더 끔찍했다

하늘까지 침이 튈 것 같은
엎치락 사람들의 쾌재
“이런 게임은 엎치락 뒷치락 하는 거야”
뒷치락 사람들의 어설픈 게임규칙
카타르시스의 절정, 그 쓸쓸한 흥분

싸움터는 더 넓어지고
승자의 어깨에 걸쳐지는 화려한 망또나
패자의 피값이 없어도
무대는 붐빈다
쇼 같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한 인생 무대
눈을 멀근히 뜨고도 분간이 가지 않는,
어제는 선수가 되고
오늘은 관중이 되어
엎치락 뒷치락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7 나를 살게 하는 소리 1 오연희 2007.05.04 1152
176 노오 프라브럼 오연희 2007.04.25 1148
175 아버지 '었' 오연희 2010.10.26 1144
174 원색의 삶 오연희 2004.08.08 1142
173 발 맛사지 1 오연희 2006.05.10 1138
172 당신 file 오연희 2004.02.14 1132
171 밥심 1 오연희 2007.07.25 1105
170 잭슨호수에 가면 1 오연희 2010.11.01 1090
169 사랑 2 1 오연희 2007.07.03 1088
168 "나는 기쁘다" 오연희 2003.06.22 1082
167 1 오연희 2006.07.13 1072
166 어느 첫날에 오연희 2004.02.03 1043
165 안개 속에서 1 오연희 2007.06.13 1040
164 무너지고 있다 1 오연희 2007.05.23 1039
163 가을이 오면 1 오연희 2005.10.20 1026
162 고등어를 손질하다 오연희 2007.02.14 1018
161 ‘모란각’에서 1 오연희 2006.05.10 1009
160 별 이야기 1 오연희 2005.11.30 992
159 노래방에서 1 오연희 2004.09.01 970
158 인연의 코드 1 오연희 2005.09.07 96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