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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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3.12.08 14:33

국화차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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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차를 마시며

                  오연희

바싹 마른 국화꽃
뜨거운 물 속에서 몸을 푸네
연 노란 빛깔에 사풋한 향기
은근히 풀어내고
여한 없이 가라앉네

그때
아버지의 국화는
편안하게 가라앉을 수 없었네
늙그막에 시작한 한철 장사
국화꽃 분재
만개의 순간부터 죽음으로 치닫는
생물을 대책 없이 바라보는 일은
돈보다 더 조급증 나는 일이었네
이미 곤두박질쳐버린 생명 값을
지독하게 후려치던
퍼드러진 국화보다 야속했던
여고 동창

아버지의 속울음 소리 깊게 배인
국화향기
마르지 않는 그리움
말갛게 우러나네


미주문학 201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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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리

  2. 거울이 민망하다

  3. 겨울

  4. 결혼기념일

  5. 고등어를 손질하다

  6. 공작새

  7. 광주에 가다

  8. 구름다리 12

  9. 구안와사

  10. 국화옆에서

  11. 국화차를 마시며

  12. 귀향

  13. 그 바람

  14. 그 집엔 누가 살고 있나

  15. 그날이 오면

  16. 그네타기

  17. 그는 웃었다

  18. 그래도 그 말 밖에

  19. 그랜드 케뇬

  20. 그런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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