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43
어제:
92
전체:
1,294,116

이달의 작가
2004.05.05 04:27

내 추억의 집은

조회 수 7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추억의 집은/吳蓮姬

내 추억의 집은
문을 열고 내다보지 않아도
비가 오는걸 알 수 있었다

안방 얼룩진 천장 벽지가
툭 터지면서
찌그러진 양은 세숫대야 위로
후두둑
비가 쏟아졌다

빗물 튀지 말라고
헌 치마 뭉쳐서 대야 안에 넣었다

치마가 푹 불가졌을 때 쯤
비가 그쳤던가
거짓말처럼 햇님이 뻥긋했던가

빗물에 치마 조물조물 헹궈
빨랫줄에 널었더니
가죽자반 널어놓은 거랑 몽땅
도둑이 쓸어가 버렸다



시작노트: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나보다.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 외할머니댁에 놀러가곤했다.
이웃에 사시는 외할머니의 친구이신 그 할머니는 아픈몸으로
논에 나가서 일하시다가 독사에게 물려 다리가 뱀 색깔로
퉁퉁 불어 있었다. 아파도 쉴수도 없는 가난을 보았다.
난 그친구 할머니의 손녀딸과 친구가 되어 그 집에서
자곤했다. 그아이의 이름은 잊었지만 함께했던 그시절이,
가난조차도 그리움으로 남은 추억속의 그 집을 그려보았다


'심상' 2003년 2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오연희 2003.08.21 730
76 한해를 보내며 오연희 2003.12.27 730
75 풍경 오연희 2005.08.17 728
74 블랙 엥그스 오연희 2012.03.20 728
73 추석단상 5 오연희 2004.09.25 726
72 해변에서 2 오연희 2003.08.05 716
71 사진을 정리하며 오연희 2004.04.02 715
70 생명 오연희 2005.08.03 714
69 그래도 그 말 밖에 오연희 2014.02.14 710
68 손망원경 오연희 2005.06.15 709
67 해변에서 오연희 2005.08.03 709
66 어느 여름날의 풍경 오연희 2004.08.05 705
65 목련꽃 피면 오연희 2005.01.26 705
64 일기 1 오연희 2004.08.22 702
63 K시인 이야기 오연희 2005.01.19 702
62 짝사랑 오연희 2003.09.08 701
61 비오는 날에 1 오연희 2005.01.12 698
60 안부 1 오연희 2006.06.14 693
59 거리 1 오연희 2005.09.21 692
58 엎치락 뒷치락 오연희 2006.12.13 692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