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50
어제:
29
전체:
1,293,747

이달의 작가
2004.04.02 05:22

사진을 정리하며

조회 수 7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진을 정리하며/오연희

봉투채 밀려다니던 사진들
시절따라 사진첩에 넣는데
용케도 살아남은 빛바랜 사연들이
조곤조곤 말을 걸어온다

어긋난 단추구멍 쉐타에
들름한 나이롱치마
앞니 빠진 내가
건빵과 칠성사이다 보고 웃고 있다

남에게 선물할 땐 비싼 메이커 옷
내 아이들은 시장 싸구려 내복
그 마져도 헤어졌는지
차림이 남루하다

축구팀이 유명한 땅이라며
아들이 우겨 갔던 맨체스터의 겨울
남편이 나를 썰매 태워주는 모습을
웃음바람 입에 가득 담은 내 아이들이 보고 있다

자신들의 역사 만들기에 바쁜 아이들
내 빛바랜 추억들은 구석진 곳으로 밀려 나고
한 시절의 끝은 어김없이 올 테지

<심상 2005년 8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 신기루 1 오연희 2007.03.14 826
136 사랑 1 오연희 2007.02.28 805
135 나의 아이들아 1 오연희 2007.02.28 799
134 기와 사이에 1 오연희 2007.02.14 822
133 고등어를 손질하다 오연희 2007.02.14 1018
132 다이어리 1 오연희 2007.01.24 772
131 밥솥 1 오연희 2007.01.10 655
130 들리지 않아 1 오연희 2007.01.10 634
129 성탄카드를 샀네 1 오연희 2006.12.19 805
128 깨금발 1 오연희 2006.12.13 857
127 엎치락 뒷치락 오연희 2006.12.13 692
126 사우나탕에서 1 오연희 2006.11.14 784
125 나이테 1 오연희 2006.11.14 669
124 인터뷰 1 오연희 2006.11.14 672
123 뭉클거림에 대하여 1 오연희 2006.10.11 824
122 대추를 따며 오연희 2006.10.11 906
121 우체통 앞에서 오연희 2006.10.11 819
120 온실 오연희 2006.09.06 664
119 사랑이 오염되다 1 오연희 2006.09.06 822
118 말 걸기 1 오연희 2006.08.23 61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