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보면/오연희
길을 걷다 보면
걸림이 되는 돌을 만나
멈칫 할 때가 있다
돌을 치우거나
돌아 가거나
넘어서 가야 한다
가만히 돌을 살핀다
그 돌도 나를 빤히 본다
수 없이 걷어 차인 돌의 상처가 보인다
상처 옆에 돋아난 이쁜 풀꽃도 보인다
상처와 풀꽃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내 상처도 내놓는다
풀 내음이 좋다
오늘도
길을 걷는다
걷다보면
걸림이 되는 돌을 만난다
길을 걷다보면/오연희
길을 걷다 보면
걸림이 되는 돌을 만나
멈칫 할 때가 있다
돌을 치우거나
돌아 가거나
넘어서 가야 한다
가만히 돌을 살핀다
그 돌도 나를 빤히 본다
수 없이 걷어 차인 돌의 상처가 보인다
상처 옆에 돋아난 이쁜 풀꽃도 보인다
상처와 풀꽃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내 상처도 내놓는다
풀 내음이 좋다
오늘도
길을 걷는다
걷다보면
걸림이 되는 돌을 만난다
적색 경고장
젊은 장례식
편지
지문을 찍으며
해부
창세기
인터뷰
너는
녹차를 마시며
나이테
그럴듯한 계산법
침묵속으로
길을 걷다보면
온실
밥솥
넌 언제나 머뭇거려
쉼표
가을속으로
공작새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