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9
어제:
36
전체:
1,293,687

이달의 작가
2011.02.10 04:37

여자, 내 자리

조회 수 95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자, 내 자리/오연희



흥얼흥얼

만면에 웃음 머금고 집안을 둥둥 떠 다니노라면

추임새를 넣듯 식구들의 입은 헤벌쭉 걸음은 당실당실

햇빛 쪽으로 기우는 해바라기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르르

몸짓과 말투에 날이 서면

그들의 눈빛 깊어지고 온몸에는 그늘이 가득

질식할 것 같은 기운에 멀찍이서 빙빙 돈다


느직한

어느 한가한 한낮 한나절 늘어지게 자고 났더니

쥐 죽은 듯 고요한 사위 휘둘러 보니

그들도 이 구석 저 구석 뒹굴어져 잠들어 있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는 듯 어깨 으쓱 올리는데

가슴 철렁 떨어지는 소리


무섭다 내자리, 고맙다 내자리

대책 없이 굴어도 대책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인연

인생 전체로 뻗쳐갈 여자의 영향력의 지경은 무한대

인색했던 웃음과 노래 굳어있던 팔과 다리

품지 못했던 가슴의 회한 가득해도


여자이기에 앉을 수 있는 자리

여자이기를 포기해도 지켜야 하는 자리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 비오는 날에 1 오연희 2005.01.12 697
156 짝사랑 오연희 2003.09.08 701
155 일기 1 오연희 2004.08.22 702
154 K시인 이야기 오연희 2005.01.19 702
153 어느 여름날의 풍경 오연희 2004.08.05 705
152 목련꽃 피면 오연희 2005.01.26 705
151 손망원경 오연희 2005.06.15 709
150 해변에서 오연희 2005.08.03 709
149 그래도 그 말 밖에 오연희 2014.02.14 710
148 생명 오연희 2005.08.03 714
147 사진을 정리하며 오연희 2004.04.02 715
146 해변에서 2 오연희 2003.08.05 716
145 추석단상 5 오연희 2004.09.25 726
144 풍경 오연희 2005.08.17 728
143 블랙 엥그스 오연희 2012.03.20 728
142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오연희 2003.08.21 730
141 한해를 보내며 오연희 2003.12.27 730
140 내 추억의 집은 오연희 2004.05.05 733
139 러브 담은 입술 오연희 2004.05.18 734
138 아버지의 자전거 1 오연희 2005.03.16 73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