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9
어제:
34
전체:
1,293,874

이달의 작가
2004.09.01 08:51

젊은 장례식

조회 수 68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젊은 장례식/오연희
스무 살, 스물두 살 의좋은 형제
넘치는 혈기 미 해병대 얼룩무늬로 덮고 이락전에 참전한 금쪽 같은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탱크는 미사일도 뚫지 못하니 끄떡없다며 숯검정 어머니 가슴 위로하던 기특한 두 아들 어머니의 애끊는 기도소리 전장까지 내 달렸습니다
거친 전장에서 목숨 지켜 돌아온 두 아들 어머니 양 날개에 안겨 기쁨의 눈물로 바다가 넘쳤습니다
팽팽하게 조였던 세포가 해제되는 육신의 나른한 통증 밝은 미래, 벅찬 생명 하늘은 맑았습니다
전장에서 돌아 온지 두 달 “이락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스무 살 한인 청년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 이 날벼락에
하늘이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바다가 인접한 그린힐스 공원묘지 스무 살짜리 해병대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고등학교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교회친구들 젊은이들의 망연(茫然)한 슬픔이 온 공원에 출렁였습니다
신실한 신앙심 엄마 볼에 뽀뽀하던 따스함 두 개의 일터를 오가느라 부르릉 거리던 오토바이 소리 귀에 쟁쟁한데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동생의 죽음 앞에 떨며 흐느끼며 조사를 읽어 내려가는 스물 두 살 짜리 형
그 바로 옆에 누워 가슴 뜯는 절규(絶叫) 듣고 있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심상 2005년 5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7 "나는 기쁘다" 오연희 2003.06.22 1082
216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에 대하여 1 오연희 2008.03.03 1464
215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읽고- 오연희 2006.08.09 908
214 2023 한국일보창간 축시 file 오연희 2023.07.17 75
213 5월의 이별 오연희 2006.06.14 788
212 8월 오연희 2012.08.12 781
211 Help Me 1 오연희 2006.07.13 748
210 K시인 이야기 오연희 2005.01.19 702
209 YMCA 1 오연희 2007.08.03 1325
208 ‘깜빡 깜빡' 1 오연희 2007.08.02 1296
207 ‘모란각’에서 1 오연희 2006.05.10 1009
206 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1 오연희 2009.01.27 1340
205 가난한 행복 오연희 2008.05.13 1389
204 가위질 1 오연희 2005.04.20 802
203 가을 오연희 2005.10.05 761
202 가을 길을 걷다가 오연희 2014.11.26 268
201 가을속으로 오연희 2004.08.23 648
200 가을연가 오연희 2003.10.17 862
199 가을이 오면 1 오연희 2005.10.20 1026
198 개에 대하여 1 오연희 2005.02.02 75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