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자국

posted Sep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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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오연희


많이도 떠났다
연습실 벽
나를 빤히 쳐다보는
얼굴들
뚫어지게 바라 보다가
애써 외면하다가
시간도 흐르고
나도 흐르고
아픔도 일상의 일이 되었다

떠난 사람이 반 이상인
보드를 내려
얼굴 하나 떼어내니
꺼칠한 자국
찢긴 가슴 같아
울컥
목이 메인다

깊게 숨 한번 들이쉬고
새로운 얼굴로
상처를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