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광주에 가다

posted Mar 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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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가다/오연희


북한보다 아프게 와 박혔던 이름
미국보다 멀어 엄두도 못냈던 땅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세월을 넘어
금호고속은 달렸다

지방색 바리케이트가 버스 바퀴에
나 뒹굴어지고
살 얼음 풀어진 저수지
하얀 연기 오르는 기와집이 걸린
차창이 따뜻했다

벌곡 휴게소를 지나
잠시 들린 여산 휴게소
갖 구운 호도과자의 달콤한 향기
입안 가득 고이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남진의 시큼털털한 가락에
휘파람 실실 불고 싶었다

미국에서 온 경상도 문딩이가
전라도 광주에 갔다.


2005년 2월 12일

<심상 2005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