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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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6.08.09 10:05

지문을 찍으며

조회 수 67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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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을 찍으며/오연희


원죄까지 캐 낼 수도 있다는
무언의 압력
깊고 차가운 시선의 지문 인식기
그 앞에 서다
지긋이 눌러둔 크고 작은 잘못은
어정쩡한 웃음으로 가리고
가장 순한 표정으로
두 손 가지런히 내 놓는다
-나도 이민자 입니다-
증명이 필요 없는 히스패닉 여성의
거친 손길
흑인지 백인지 명명백백 밝히겠다며
마구 나를 찍어낸다
저 소용돌이치는 밭고랑이 나를 증명해 줄까
억울하게 추방당한 이민자들의 사연이 떠올라
손이 움찔한다
적절한 포즈를 취하지 못한다고 툴툴대는
그녀의 몸짓
손에 힘주지 말라는 음성에
힘이 들어있다
험한 죄 지은 적 없으니
이땅에 살게 해 달라고
마음으로 모으는 손
울컥,
서럽다

"YTN 방송국 '동포의 창' 방영(2006년 9월 7일)영상 바로가기"

'심상' 200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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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연희 2015.08.12 17:16
    허 경조 (2006-08-11 08:36:31)

    대다수의 이민관계 공무원들은 흑인이나 히스패닉 , 특히 여자들이고 이들은 다시 백인들에게 당한 멸시나 열등감을 영어못하는 이민자들에게 쏟아붓습니다.
    장면묘사가 마치 눈앞에 보이는듯 하고 울컥 서러운 이민자의 마음이 역력히 나타나는군요.



    오연희 (2006-08-14 13:40:56)

    그림이 그려지는 글을 쓰고 싶은
    간절함이 있습니다.
    용기를 주시니...
    불끈^^
    힘이 나네요.:)

  1. 적색 경고장

  2. 젊은 장례식

  3. 편지

  4. 지문을 찍으며

  5. 창세기

  6. 인터뷰

  7. 너는

  8. 녹차를 마시며

  9. 해부

  10. 그럴듯한 계산법

  11. 나이테

  12. 침묵속으로

  13. 온실

  14. 길을 걷다보면

  15. 넌 언제나 머뭇거려

  16. 밥솥

  17. 쉼표

  18. 가을속으로

  19. 어머니

  20. 아픔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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