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3
어제:
10
전체:
1,292,392

이달의 작가
2003.11.06 12:49

나팔꽃

조회 수 87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나팔꽃

고향집 허름한 담벼락에 기대어
덜 떨어진 눈꼽 사이로 빙긋이
웃어주던 수더분한 나팔꽃

어느 서러운 님 가방에 숨어들어
울렁이는 욕지기 참으며
내딛은 운명의 땅

후들거리는 발걸음
미끈한 버터냄새
키 큰 야자수가 어깨 구부정하게
내려다보며
이방(異邦)의 초췌한 씨 한 톨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움으로 가슴 뻐근한데
돌아갈 길 더 아득해
짐 팽개쳐놓고
작은 몸 하나 눕힐 곳 찾아 헤맸다

속으로만 터져 가는 그리움
담벼락 붙잡고
통곡했다

오르다 오르다 하늘까지 닿으면
내 고향마을 쩌렁 울리도록
추억의 나팔소리
실컷 불어보련다


2004년 미주문학 봄호
?

  1. 다이어리

  2. 누이

  3. 녹차를 마시며

  4. 노오 프라브럼

  5. 노래방에서

  6. 네가, 오네

  7. 넌 언제나 머뭇거려

  8. 너는

  9. 내가 죽는 꿈

  10. 내 추억의 집은

  11. 낮잠

  12. 낙엽주(落葉酒)

  13. 나팔꽃

  14. 나이테

  15. 나의 아이들아

  16.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17. 나를 살게 하는 소리

  18. 나 가끔

  19. 꽃인 듯

  20. 꽃, 뿐이네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