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3
어제:
12
전체:
1,292,775

이달의 작가
2006.10.11 09:54

대추를 따며

조회 수 90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대추를 따며/오연희

"삼계탕 해물때 꼭 넉커래이”
엄마가 챙겨준 한국 대추
삶아 빤 수건으로 한알한알
먼지를 닦아내며 즐거워 하시던
엄마 손길이 조글조글하다

약제에 들어가는 대추도 조글조글
연두빛, 연자주빛, 진자주빛 아무리 탱탱해도
조글거리기 전에는 모두 설익은 줄 알았다

이사 온 우리집 마당의 대추나무 한그루
고개 젖혀 올려다보면
하늘 배경으로 그려진 한 폭의 풍경
탱탱의 정점에 이르면
곧바로 상해버리는 미국대추
수시로 눈맞추다 알았다

서둘러 딴 열매 설익은 얼굴들과 나누면
서로의 마음도 익히고
이국의 가을도 익어간다

속까지 익히지 못해 허전한 날은
삼계탕을 끓인다
대추 너댓 알 집어넣으면
조글조글한 엄마 웃음이 있는
달큰한 고향이 익어간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 나를 살게 하는 소리 1 오연희 2007.05.04 1152
156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오연희 2003.08.21 730
155 나의 아이들아 1 오연희 2007.02.28 797
154 나이테 1 오연희 2006.11.14 669
153 나팔꽃 오연희 2003.11.06 878
152 낙엽주(落葉酒) 1 오연희 2004.11.10 779
151 낮잠 오연희 2004.05.22 748
150 내 추억의 집은 오연희 2004.05.05 732
149 내가 죽는 꿈 1 오연희 2006.02.23 1333
148 너는 오연희 2004.03.15 671
147 넌 언제나 머뭇거려 오연희 2004.04.09 654
146 네가, 오네 오연희 2015.09.12 155
145 노래방에서 1 오연희 2004.09.01 970
144 노오 프라브럼 오연희 2007.04.25 1147
143 녹차를 마시며 오연희 2005.01.12 669
142 누이 1 오연희 2009.08.13 1476
141 다이어리 1 오연희 2007.01.24 772
140 당신 file 오연희 2004.02.14 1132
» 대추를 따며 오연희 2006.10.11 906
138 오연희 2010.02.15 134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