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26
전체:
1,292,940

이달의 작가
2006.10.11 09:54

대추를 따며

조회 수 90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대추를 따며/오연희

"삼계탕 해물때 꼭 넉커래이”
엄마가 챙겨준 한국 대추
삶아 빤 수건으로 한알한알
먼지를 닦아내며 즐거워 하시던
엄마 손길이 조글조글하다

약제에 들어가는 대추도 조글조글
연두빛, 연자주빛, 진자주빛 아무리 탱탱해도
조글거리기 전에는 모두 설익은 줄 알았다

이사 온 우리집 마당의 대추나무 한그루
고개 젖혀 올려다보면
하늘 배경으로 그려진 한 폭의 풍경
탱탱의 정점에 이르면
곧바로 상해버리는 미국대추
수시로 눈맞추다 알았다

서둘러 딴 열매 설익은 얼굴들과 나누면
서로의 마음도 익히고
이국의 가을도 익어간다

속까지 익히지 못해 허전한 날은
삼계탕을 끓인다
대추 너댓 알 집어넣으면
조글조글한 엄마 웃음이 있는
달큰한 고향이 익어간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 거울이 민망하다 1 오연희 2006.01.11 821
96 기와 사이에 1 오연희 2007.02.14 822
95 또 하나의 하늘 1 오연희 2007.04.25 822
94 뭉클거림에 대하여 1 오연희 2006.10.11 824
93 신기루 1 오연희 2007.03.14 825
92 언어의 구슬 오연희 2005.07.07 830
91 근황(近況) 1 오연희 2006.05.24 835
90 잠 속에서도 자란다 1 오연희 2012.08.12 835
89 휘트니스 센터 1 오연희 2005.07.20 844
88 국화옆에서 오연희 2004.10.20 847
87 진실 1 오연희 2005.10.05 847
86 축제, 그 다음 오연희 2007.06.27 848
85 어느 시인의 첫 시집 1 오연희 2006.02.08 849
84 레돈도 비치에서 1 오연희 2004.08.21 852
83 엄마, 아부지 오연희 2003.12.13 854
82 그날이 오면 1 오연희 2004.12.24 854
81 깨금발 1 오연희 2006.12.13 856
80 부두에서외 빠진 글 보관-말걸기/ 오연희 2003.08.20 859
79 가을연가 오연희 2003.10.17 861
78 길을 잃다 1 오연희 2005.05.23 86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