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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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4.04.02 05:22

사진을 정리하며

조회 수 7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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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정리하며/오연희

봉투채 밀려다니던 사진들
시절따라 사진첩에 넣는데
용케도 살아남은 빛바랜 사연들이
조곤조곤 말을 걸어온다

어긋난 단추구멍 쉐타에
들름한 나이롱치마
앞니 빠진 내가
건빵과 칠성사이다 보고 웃고 있다

남에게 선물할 땐 비싼 메이커 옷
내 아이들은 시장 싸구려 내복
그 마져도 헤어졌는지
차림이 남루하다

축구팀이 유명한 땅이라며
아들이 우겨 갔던 맨체스터의 겨울
남편이 나를 썰매 태워주는 모습을
웃음바람 입에 가득 담은 내 아이들이 보고 있다

자신들의 역사 만들기에 바쁜 아이들
내 빛바랜 추억들은 구석진 곳으로 밀려 나고
한 시절의 끝은 어김없이 올 테지

<심상 200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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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2. 한해를 보내며

  3. 블랙 엥그스

  4. 풍경

  5. 추석단상

  6. 해변에서 2

  7. 사진을 정리하며

  8. 생명

  9. 그래도 그 말 밖에

  10. 해변에서

  11. 손망원경

  12. 어느 여름날의 풍경

  13. 목련꽃 피면

  14. 짝사랑

  15. 일기

  16. K시인 이야기

  17. 비오는 날에

  18. 안부

  19. 거리

  20. 엎치락 뒷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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