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
어제:
16
전체:
1,293,353

이달의 작가
2004.04.02 05:22

사진을 정리하며

조회 수 7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진을 정리하며/오연희

봉투채 밀려다니던 사진들
시절따라 사진첩에 넣는데
용케도 살아남은 빛바랜 사연들이
조곤조곤 말을 걸어온다

어긋난 단추구멍 쉐타에
들름한 나이롱치마
앞니 빠진 내가
건빵과 칠성사이다 보고 웃고 있다

남에게 선물할 땐 비싼 메이커 옷
내 아이들은 시장 싸구려 내복
그 마져도 헤어졌는지
차림이 남루하다

축구팀이 유명한 땅이라며
아들이 우겨 갔던 맨체스터의 겨울
남편이 나를 썰매 태워주는 모습을
웃음바람 입에 가득 담은 내 아이들이 보고 있다

자신들의 역사 만들기에 바쁜 아이들
내 빛바랜 추억들은 구석진 곳으로 밀려 나고
한 시절의 끝은 어김없이 올 테지

<심상 2005년 8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7 그림2 - 입맛 1 오연희 2014.05.22 406
196 지구에 등불 밝히다 오연희 2013.08.15 429
195 아마 릴리스 오연희 2013.10.05 434
194 암초 오연희 2013.10.05 449
193 새털 구름 오연희 2014.09.03 507
192 반쪽의 슬픔 오연희 2005.03.16 568
191 이랬으면 좋겠다 오연희 2003.07.24 591
190 시나리오 오연희 2005.04.20 596
189 국화차를 마시며 오연희 2013.12.08 603
188 해변에서 1 오연희 2003.08.05 604
187 자국 오연희 2005.09.21 612
186 말 걸기 1 오연희 2006.08.23 614
185 그립다 오연희 2005.08.17 616
184 화이트 랜치 공원에서 1 오연희 2004.12.08 621
183 오연희 2005.08.31 632
182 들리지 않아 1 오연희 2007.01.10 634
181 아픔에 대하여 오연희 2003.08.31 641
180 어머니 오연희 2004.04.13 642
179 공작새 오연희 2013.08.15 642
178 가을속으로 오연희 2004.08.23 64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