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44
어제:
221
전체:
1,305,641

이달의 작가
2006.08.23 11:12

휘둘리다

조회 수 74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 다이어리 1 오연희 2007.01.24 783
96 왕의 남자 오연희 2006.06.14 779
95 창밖을 보며 오연희 2004.11.10 775
94 시월의 시카고 오연희 2004.10.27 773
93 숨쉬는 것은 모두 빛이다 오연희 2006.07.05 773
92 가을 오연희 2005.10.05 763
91 개에 대하여 1 오연희 2005.02.02 759
90 광주에 가다 1 오연희 2005.03.02 756
89 Help Me 1 오연희 2006.07.13 754
88 따땃한 방 오연희 2004.08.05 754
87 낮잠 오연희 2004.05.22 751
» 휘둘리다 오연희 2006.08.23 747
85 김치맛 오연희 2003.07.08 745
84 그랜드 케뇬 1 오연희 2006.06.14 745
83 그런 날은 1 오연희 2006.01.11 743
82 한지붕 두가족 오연희 2006.02.23 743
81 오연희 2006.08.09 742
80 한해를 보내며 오연희 2003.12.27 737
79 내 추억의 집은 오연희 2004.05.05 737
78 아버지의 자전거 1 오연희 2005.03.16 73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