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33
전체:
1,292,334

이달의 작가
2004.09.01 08:51

젊은 장례식

조회 수 68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젊은 장례식/오연희
스무 살, 스물두 살 의좋은 형제
넘치는 혈기 미 해병대 얼룩무늬로 덮고 이락전에 참전한 금쪽 같은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탱크는 미사일도 뚫지 못하니 끄떡없다며 숯검정 어머니 가슴 위로하던 기특한 두 아들 어머니의 애끊는 기도소리 전장까지 내 달렸습니다
거친 전장에서 목숨 지켜 돌아온 두 아들 어머니 양 날개에 안겨 기쁨의 눈물로 바다가 넘쳤습니다
팽팽하게 조였던 세포가 해제되는 육신의 나른한 통증 밝은 미래, 벅찬 생명 하늘은 맑았습니다
전장에서 돌아 온지 두 달 “이락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스무 살 한인 청년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 이 날벼락에
하늘이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바다가 인접한 그린힐스 공원묘지 스무 살짜리 해병대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고등학교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교회친구들 젊은이들의 망연(茫然)한 슬픔이 온 공원에 출렁였습니다
신실한 신앙심 엄마 볼에 뽀뽀하던 따스함 두 개의 일터를 오가느라 부르릉 거리던 오토바이 소리 귀에 쟁쟁한데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동생의 죽음 앞에 떨며 흐느끼며 조사를 읽어 내려가는 스물 두 살 짜리 형
그 바로 옆에 누워 가슴 뜯는 절규(絶叫) 듣고 있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심상 2005년 5월호
?

  1. K시인 이야기

  2. 비오는 날에

  3. 녹차를 마시며

  4. 그날이 오면

  5. 화이트 랜치 공원에서

  6. 그 집엔 누가 살고 있나

  7. 그럴듯한 계산법

  8. 길을 걷다보면

  9. 낙엽주(落葉酒)

  10. 창밖을 보며

  11. 해를 보내며

  12. 시월의 시카고

  13. 국화옆에서

  14. 해 바라기

  15. 추석단상

  16. 해부

  17. 노래방에서

  18. 젊은 장례식

  19.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고 싶다

  20. 가을속으로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