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3
어제:
7
전체:
1,293,435

이달의 작가
2004.09.01 08:51

젊은 장례식

조회 수 68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젊은 장례식/오연희
스무 살, 스물두 살 의좋은 형제
넘치는 혈기 미 해병대 얼룩무늬로 덮고 이락전에 참전한 금쪽 같은 두 청년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탱크는 미사일도 뚫지 못하니 끄떡없다며 숯검정 어머니 가슴 위로하던 기특한 두 아들 어머니의 애끊는 기도소리 전장까지 내 달렸습니다
거친 전장에서 목숨 지켜 돌아온 두 아들 어머니 양 날개에 안겨 기쁨의 눈물로 바다가 넘쳤습니다
팽팽하게 조였던 세포가 해제되는 육신의 나른한 통증 밝은 미래, 벅찬 생명 하늘은 맑았습니다
전장에서 돌아 온지 두 달 “이락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스무 살 한인 청년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 이 날벼락에
하늘이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바다가 인접한 그린힐스 공원묘지 스무 살짜리 해병대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고등학교 친구들, 스무 살 짜리 교회친구들 젊은이들의 망연(茫然)한 슬픔이 온 공원에 출렁였습니다
신실한 신앙심 엄마 볼에 뽀뽀하던 따스함 두 개의 일터를 오가느라 부르릉 거리던 오토바이 소리 귀에 쟁쟁한데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동생의 죽음 앞에 떨며 흐느끼며 조사를 읽어 내려가는 스물 두 살 짜리 형
그 바로 옆에 누워 가슴 뜯는 절규(絶叫) 듣고 있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심상 2005년 5월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7 오연희 2010.02.15 1342
196 지진, 그 날 1 오연희 2008.08.01 1340
195 가고싶은 길로 가십시오 1 오연희 2009.01.27 1340
194 내가 죽는 꿈 1 오연희 2006.02.23 1334
193 뭉크의 절규 오연희 2008.04.18 1332
192 YMCA 1 오연희 2007.08.03 1325
191 장아찌를 담그며 1 오연희 2008.02.28 1316
190 귀향 4 오연희 2011.02.10 1306
189 꽃인 듯 오연희 2010.02.15 1303
188 ‘깜빡 깜빡' 1 오연희 2007.08.02 1296
187 1 오연희 2010.03.05 1255
186 그네타기 1 오연희 2010.03.24 1252
185 그린리버 오연희 2010.06.08 1237
184 어떤 동행 1 오연희 2009.02.19 1236
183 멀미 1 오연희 2007.03.14 1223
182 한 겹 1 오연희 2007.06.13 1200
181 금긋기 1 오연희 2005.11.23 1193
180 읽는 즐거움에 대하여 1 오연희 2009.02.11 1184
179 명당자리 1 오연희 2011.02.10 1184
178 추천 오연희 2010.06.08 117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