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
어제:
7
전체:
1,292,273

이달의 작가
2006.12.13 08:04

엎치락 뒷치락

조회 수 69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엎치락 뒷치락/오연희

학교 운동장 링 위
으르릉거리는 표범처럼 맞붙은 레슬링선수
독이 바짝 오른 짐승의 단말마가 터져 나왔다
“저거 다아 쇼야” 누군가 수군거렸다
피 터지는 쇼를 보여주고 얻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의 꼬리를 싹둑 자르는
선수들의 괴성과 관중의 환호성
꼭 보고 싶은 장면 어디쯤에서 눈을 질끈 감았다
꼭꼭 감을수록
비명소리는 더 크고 장면은 더 끔찍했다

하늘까지 침이 튈 것 같은
엎치락 사람들의 쾌재
“이런 게임은 엎치락 뒷치락 하는 거야”
뒷치락 사람들의 어설픈 게임규칙
카타르시스의 절정, 그 쓸쓸한 흥분

싸움터는 더 넓어지고
승자의 어깨에 걸쳐지는 화려한 망또나
패자의 피값이 없어도
무대는 붐빈다
쇼 같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한 인생 무대
눈을 멀근히 뜨고도 분간이 가지 않는,
어제는 선수가 되고
오늘은 관중이 되어
엎치락 뒷치락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 어느 시인의 첫 시집 1 오연희 2006.02.08 849
76 어느 여름날의 풍경 오연희 2004.08.05 705
75 어느 첫날에 오연희 2004.02.03 1043
74 어떤 동행 1 오연희 2009.02.19 1233
73 어른이 된다는것은 오연희 2003.07.01 878
72 어머니 오연희 2004.04.13 642
71 억새꽃 1 오연희 2008.09.17 1609
70 언어의 구슬 오연희 2005.07.07 830
69 엄마, 아부지 오연희 2003.12.13 854
68 엄마의 자개장 4 오연희 2016.05.10 161
» 엎치락 뒷치락 오연희 2006.12.13 692
66 여자, 내 자리 오연희 2011.02.10 953
65 오월의 장미 오연희 2008.05.13 1604
64 온실 오연희 2006.09.06 664
63 왕의 남자 오연희 2006.06.14 775
62 우산속의 봄 오연희 2007.12.03 1657
61 우체통 앞에서 오연희 2006.10.11 819
60 원색의 삶 오연희 2004.08.08 1142
59 이랬으면 좋겠다 오연희 2003.07.24 591
58 인사동 연가 오연희 2005.04.06 899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