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3
어제:
10
전체:
1,292,392

이달의 작가
2011.02.10 04:37

여자, 내 자리

조회 수 95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자, 내 자리/오연희



흥얼흥얼

만면에 웃음 머금고 집안을 둥둥 떠 다니노라면

추임새를 넣듯 식구들의 입은 헤벌쭉 걸음은 당실당실

햇빛 쪽으로 기우는 해바라기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르르

몸짓과 말투에 날이 서면

그들의 눈빛 깊어지고 온몸에는 그늘이 가득

질식할 것 같은 기운에 멀찍이서 빙빙 돈다


느직한

어느 한가한 한낮 한나절 늘어지게 자고 났더니

쥐 죽은 듯 고요한 사위 휘둘러 보니

그들도 이 구석 저 구석 뒹굴어져 잠들어 있다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는 듯 어깨 으쓱 올리는데

가슴 철렁 떨어지는 소리


무섭다 내자리, 고맙다 내자리

대책 없이 굴어도 대책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인연

인생 전체로 뻗쳐갈 여자의 영향력의 지경은 무한대

인색했던 웃음과 노래 굳어있던 팔과 다리

품지 못했던 가슴의 회한 가득해도


여자이기에 앉을 수 있는 자리

여자이기를 포기해도 지켜야 하는 자리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 우체통 앞에서 오연희 2006.10.11 819
156 우산속의 봄 오연희 2007.12.03 1657
155 왕의 남자 오연희 2006.06.14 775
154 온실 오연희 2006.09.06 664
153 오월의 장미 오연희 2008.05.13 1604
» 여자, 내 자리 오연희 2011.02.10 953
151 엎치락 뒷치락 오연희 2006.12.13 692
150 엄마의 자개장 4 오연희 2016.05.10 161
149 엄마, 아부지 오연희 2003.12.13 854
148 언어의 구슬 오연희 2005.07.07 830
147 억새꽃 1 오연희 2008.09.17 1609
146 어머니 오연희 2004.04.13 642
145 어른이 된다는것은 오연희 2003.07.01 878
144 어떤 동행 1 오연희 2009.02.19 1233
143 어느 첫날에 오연희 2004.02.03 1043
142 어느 여름날의 풍경 오연희 2004.08.05 705
141 어느 시인의 첫 시집 1 오연희 2006.02.08 849
140 암초 오연희 2013.10.05 447
139 안부 1 오연희 2006.06.14 692
138 안단 오연희 2014.02.13 36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